쿠팡 계정 해외 판매 정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 고조

국내 유출 논란 속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국 계정 거래 지속 포착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쿠팡의 사실상 모든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쿠팡은 고객 계정 3370만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쿠팡은 지난 18일 4500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발표했는데, 11일 만에 노출 계정이 약 7500배 늘어난 것이다. ⓒ뉴시스

쿠팡 고객 3,0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쿠팡 한국 계정’이 공개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는 판매자들이 쿠팡 계정을 상시적으로 팔고 있으며, 구매자가 비용을 지급하면 일정 기간 안에 계정을 발급하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오바오 판매자들은 약 320위안(약 6만 원) 결제 시 3일 안에 계정을 제공하고, 약 8만 원을 송금하면 24~48시간 내 계정을 발급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약 10만 원을 지불하면 즉시 계정을 전달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일부 판매자는 계정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 달 이내 새 계정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보장까지 내걸어 거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거래는 중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플랫폼 시엔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엔위의 한 판매자는 상품 구매에 제약이 있는 계정은 약 5,000원, 일반적인 사용이 가능한 계정은 약 5만 원에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계정 확보 경로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연관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문제없는 깨끗한 계정”이라는 답만 반복하고 있을 뿐, 출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실제 유통되는 계정들이 최근 사건과 연결돼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한편 박대준 쿠팡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서 타오바오 등 중국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쿠팡 계정이 판매된다는 논란과 관련해 “이번 정보망 침해 방식은 쿠팡 계정이나 로그인 정보를 이용한 형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이 실제 어떤 경로로 발생했는지, 그리고 현재 해외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한국 계정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소비자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 계정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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