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보조 수단… 복음의 본질 잊지 말아야”

제31회 샬롬나비 학술대회 ‘인공지능(AI)과 기독교’ 주제로 개최
제31회 샬롬나비 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샬롬나비 제공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양재 온누리교회 횃불회관 화평홀에서 ‘인공지능(AI)과 기독교’라는 주제로 제31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AI 한계 알고, 선제적 규제 통해 선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먼저, ‘인공지능과 영성’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상임대표, 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는 “창세기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을 증언한다. 인간은 단순히 높은 지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과 교통하고 그를 예배하는 영혼을 가진 존재”라며 “AI 기능의 제한은 바람직한 길이다. AI의 지혜로운 자동화는 기술의 제한이며, 인간초월인 포스트휴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AI를 무조건적으로 두려워하거나 거부할 필요는 없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다. 문제는 그 기술을 어떻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가. 이 모든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이라며 “복음의 본질은 인격적인 만남과 삶의 전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시대 지성인들은 디지털 문해력을 익혀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공지능을 포스트휴먼, 신격화 기계라고 부르기보다는 인간과 함께 할 ‘반려 기계’ 정도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며 “기독교 신앙은 인공 지능을 개발하는 인간이 전적 부패한 죄인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인간이 겸손히 창조주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공지능의 한계를 알고 선제적 규제를 통하여 인류사회라는 공동체의 선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서로 소통하고 상호 협력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는 이우기 박사(인하대 산업경영공학과)·김한원 박사(빛과소금교회 담임, 서울장신대 겸임교수)·김영선 박사(협성대 명예교수)가 각각 발표를 맡았고, 곽혜원(경기대)·이일호(칼빈대)·이관표(한세대) 박사가 논평했다. 특별히 이일호 박사를 대신하여 배선영 목사(송파가나교회)가 논평문을 낭독했다.

◆ AI 도구적 활용 넘어 윤리적 질문에 답하는 재정의 역량 필요

제31회 샬롬나비 학술대회 진행 사진(왼쪽부터 김영선 박사, 김한원 박사, 이우기 박사, 유종필 박사, 이상원 목사, 이관표 총무, 권요한 박사). ©샬롬나비 제공

‘AI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우기 박사는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신기술 등장에 대해 경계와 거부에서 분별 및 선용으로 이행하는 반복적 패턴을 보였으며, 초기에는 인간 통제의 위협과 종말론적 불안을 과도하게 투영하는 오류도 보였었다”며 “최근 AI의 등장은 기술 특성상 인간의 지능, 언어, 창조성 등 존재 본질에 직접적으로 도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하여 기독교는 신학적 해석과 실천에서 여전히 진공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공동체는 단순한 도구적 활용을 넘어, AI를 둘러싼 존재론적 그리고 윤리적 질문에 답하는 재정의 역량이 필요하다”며 “교회는 인간의 존엄과 신앙의 본질, 공동체성의 가치를 중심으로 신앙적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하며, 신학적 윤리와 공동선의 관점에서 AI 발전, 그리고 기독교 소버린 AI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는 이미 설교작성, 번역, 자료조사, 행정, 목회, 돌봄 등 다양한 교회 사역에 도입되고 있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되, 영적 분별과 인간 중심의 관계, 신뢰, 공감, 영혼의 돌봄 등은 여전히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AI에 대한 신학 교육, 기술 정의의 실천, 신학 및 윤리 연구, 공동체 중심의 영성 모델을 제시하며, 복음적 청지기로서 기술과 영성을 함께 가진 인재의 양성과 사회에 대한 선한 영향력 확장에 앞장설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이 요구된다”고 했다.

◆ AI 시대, 도전이자 기회

‘인공지능(AI)시대, 기독교의 목회와 설교’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한원 박사는 “AI 시대는 도전이자 기회이다. 교회는 이 시대에 뒤처지는 공동체가 아니라, 말씀과 사랑으로 시대를 분별하고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기술을 두려워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기술을 너무 깔보거나 우상화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AI가 말씀의 배움과 복음의 전달을 위해 더욱 잘 활용될 수 있는 길의 출발은 우리가 복음의 본질을 굳게 붙들고, 기술을 복음의 종으로 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태복음 24장 45절에는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가 누구냐?’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기술의 중심에서 인간을 바라보지 말고, 인간의 중심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나 그 중심에는 하나님이 계심을 기억해야 한다”며 “마태복음 16장 3절처럼 ‘지혜 있는 자는 시대를 분별’할 줄 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지혜를 이제 우리가 AI 시대에서 가지고 발휘해야할 때이다. 즉, 오늘날 우리가 되어야 할 존재는 바로 그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는 종’이다”라고 했다.

김 박사는 “AI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독교 신앙에 위협이 되는 그런 때이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지혜를 요구하고 그럼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인 말씀의 힘과 복음의 전파가 가능한 때이기도 하다”며 “지금도 하나님은 역사의 고고한 흐름을 우리에게 드러내시며, 당신의 교회에게 요구하신다. 교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지혜롭고 분별 있는 공동체, 말씀 위에 선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 교회, 바람직한 AI 개발과 사용에 대한 고민 필요

‘인공지능(AI)과 윤리-기독교 관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영선 박사는 “2020년 교황청은 ‘AI 윤리를 위한 로마 콜’(Rome Call for AI Ethics)을 발표하였다”며 “‘로마 콜’은 신기술은 인류에 봉사한다는 원칙하에 연구되고 상용화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AI 사용을 위한 6가지 원칙으로 투명성, 포용성, 책임성, 공정성, 신뢰성, 안전성과 사생활 보호를 제시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IBM의 AI 윤리 프레임워크 개발, 네이버 윤리 준칙,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윤리적 인공지능을 위한 국가정책 수립」, 한국기독교학회 제53차 정기학술대회 참여 신학자들이 제시한 ‘AI 시대를 바라보는 한국기독교학회 성명서’, 서울여대 김명주 교수가 작성한 ‘인도주의적 활용에 관한 신학자 성명서’ 등에서 중시되는 윤리적 관점을 설명하며 다음 8가지로 정리했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안전성과 개인정보 및 사생활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약자에게 고통을 가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자연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강자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AI의 개발과 사용이 거짓을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김 박사는 “이런 결과들을 도출해 낼 수 없다면 AI의 개발과 사용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좋은 AI’라는 개념이 가능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에서 바람직한 AI 개발과 사용에 대한 교회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에 조정 당하는 자’가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했다.

발표회는 유종필 박사(샬롬나비 공동대표, 동산교회 담임)를 사회로, 권요한 박사(서울대 학원선교사)가 토론자로 참여한 종합토론 순서로 마무리됐다.

한편, 주제발표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김윤태 사무총장(백석대, 전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의 사회로, 배선영 목사(송파가나교회)·박홍기 박사(오이코스대 교수)·육호기 목사(GMS 원로선교회장)가 한국교회·사회·세계선교와 난민을 위해 각각 기도했고, 이상원 목사(월드뷰 대표 주간, 전 총신대 교수)의 설교, 이관표 총무(한세대)의 강령제창, 김윤태 교수의 광고, 김중석 목사(사랑교회 원로, 북세연 사무총장)의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바벨탑과 과학기술’(창 11:1~9)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상원 목사는 “사탄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 정치, 경제, 법, 교육, 언론, 국가, 과학, 기술, 예술, 철학, 신학, 율법, 복음, 신구약성경 등 사탄의 교활한 전략의 도구가 되지 않는 것은 없다”며 “AI도 당연히 사탄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를 섬기기 위해 부름 받은 우리들은 이성과 연산의 배후 깊은 곳에 사탄이 자리 잡고 있다는 영적 안목을 잃지 않으면서 매우 주의 깊은 태도로 과학기술의 결과물들을 일정한 한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위하여 선용하는 사역자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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