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떨림·울림·살림의 영성’에 관해

기독교학술원, ‘섬김의 영성’ 주제 2025 임원사경회 개최
기독교학술원 2025년 임원사경회 참석자 단체 사진. ©기독교학술원 제공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최근 포도나무교회(담임 여주봉 목사)에서 ‘섬김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2025년 임원사경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상직 교수(前 호서대 부총장)가 주강사로 나섰다.

강연에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여주봉 목사(이사장, 포도나무교회 담임)가 ‘신약 교회의 기초: 십자가의 복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여 목사는 “사도 바울이 신약교회의 기초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을 때, 그 말 속에는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시는 삶과 예수님을 아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표와 목적이 되는 삶이 포함되어 있다”며 “그러한 삶은 사는 성도들의 모임이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교회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러한 교회 가운데 하나님의 참으로 놀라운 은혜가 넘치고, 하나님의 유업이 주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떨림, 울림, 살림의 영성이란?

이상직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떨림, 울림, 살림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이상직 교수는 “기독교영성의 패러다임을 바울의 예에서 찾아본다”며 “특히 그의 고린도 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영성의 깊이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는 그 패러다임을 떨림, 울림, 살림의 영성이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바울의 영성의 첫 시작은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앞에서의 떨림으로 시작한다. 존재의 떨림은 회심과 영적 각성의 출발점”이라며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선 인간의 낮아짐은 영적 성숙의 문을 연다. 당신에게도 이 떨림이 있었는가? 심지어 불타는 떨기나무가 아닌, 스랍들의 찬양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가 아닌, 버림받고 멸시당한 골고다의 십자가 앞에서 떤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음으로 바울의 영성은 하나님의 지혜의 깊은 것까지 통달하시는 성령의 내주와 성령의 은사가 주는 영적 울림(공감 능력)으로 나타난다”며 “성령의 진정한 사역은 공동체 안의 울림(공감과 나눔)으로 나타난다. 울림은 타자에 대한 공감, 경청, 사랑의 실천”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린도 교회는 은사를 자랑하고, 분열하며, 사랑이 없는 영성을 추구했다”며 “바울은 은사보다 중요한 길, 사랑의 길을 제시한다. 공동체의 덕을 세우는 사랑이 가장 귀한 은사이다. 바울은 ‘깨달은 마음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고전14:19)고 말했다. 덕을 세우고 배려하는 은사가 참 귀한 은사”라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현실화 된 살림의 영성이다. 부활은 죽음을 넘어선 희망일 뿐 아니라, 현실에서 생명을 살리는 실천”이라며 “죽음 너머 새 생명이, 불안 너머 희망이, 십자가 너머 부활이 있다는 종말론적 생명 경외의 현실화가 곧 살림이다. 살림의 영성은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면서, 오늘을 생명의 자리로 바꾸는 힘이다. 살림은 하나님의 경륜을 생명과 생태의 언어로 바꾼 말이다. 절대로 부활은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릭 에릭슨이 말한 ‘자아 통합’은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과거의 성취와 실패, 기쁨과 고통, 선택과 실수 모두를 부정하지 않고 포용하며, ‘내 삶은 의미가 있었다’고 느끼는 궁극적인 수용과 화해의 상태를 말한다”며 “반대로, 이를 이루지 못하면 절망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절망은 후회, 우울, 무가치감, 죽음에 대한 공포를 동반한다. 에릭슨의 자아 통합은 심리사회학적 개념이지만, 그것은 곧 영적인 성숙과도 연결된다”며 “삶의 전체를 껴안고,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과 화해하며, 더 나아가 다른 세대, 타인, 죽음, 신과도 화해하게 되는 온전함에 이르는 과정으로 승화 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히브리어 샬롬의 영성은 ‘온전함’을 축복하는 영성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주와 생명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구원하시는 살림(경륜)의 하나님이시다”라며 “성경에서 하나님의 경륜은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살림을 말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경륜이고, 살림이다. 이 살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존재 통합’ 즉 샬롬(온전함)을 회복하는 일이다. ‘경륜’을 ‘살림’으로 번역하면, 하나님의 역사를 추상적 계획이 아니라, 관계적이고 생명을 살리는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또한 “예수님의 병자 치유 사역은 하나님의 원대한 구원 경륜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하나님은 인간의 죄로 인해 망가진 모든 것을 구원하고 회복하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이 계획에는 영혼의 구원뿐 아니라 육체와 온 생명의 회복도 포함된다. 예수님의 치유는 이 회복의 시작이자 그분의 구원 사역의 총체적인 성격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주일은 생명을 온전하게 하는 살림의 날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살림에 동참하며 맡겨진 청지기의 직분에 충실한 삶이 살림의 영성”이라며 “우리는 잠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맡겨진 것들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나라가 이 땅에 확장되도록 힘써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살림은 삶의 무너진 관계를 다시 잇는 용기이다. 또, 생태적 회심은 단지 환경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창조 질서의 회복에 동참하는 영성”이라며 “말씀, 영성, 평화, 생명, 생태적 삶을 신앙의 실천으로 삼고, 자연교육과 생명살림 공동체 운동, 자연과 신앙의 통합(생태교회)을 전개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하나님의 창조세계 보존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 영성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가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신학’ △박명룡 목사(청주서문교회)가 ‘왜 기독교 신관이 탁월한가?’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편, 행사는 폐회예배 순서로 마무리 됐다. 폐회예배에는 박봉규 목사(사무총장, 前 한장총 목회자교육원장)가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이고 성령님이 하나님 나라이다’(롬 14:17)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 목사는 “하나님 나라는 구약성경 메시지의 중심 주제이고 예수님 메시지의 중심 주제이며, 사도들의 메시지의 중심 주제이다. 하나님 나라는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므로 에덴동산에서 추방 당한 사건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회복하는 나라”라며 “오늘을 사는 성도는 인간의 노력이나 공로주의 위주로 신앙생활을 어렵고 힘들게 하지 말고, 오직 성령으로 쉽고 자유롭고 능력있고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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