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중 정상 간 공식 회담으로,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한중 양국 정상이 양자 회담을 열어 민생, 경제, 한반도 문제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협력을 최우선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모두 국민의 삶을 중시하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 공통점을 기반으로 양국이 상호 협력의 길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산업, 기술, 환경, 보건 등 양국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경제·무역 분야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을 가속화하고, 양국 간 경제·무역 협의 채널을 확충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급망 불안과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생산·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공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에서 긴밀한 상호 의존 관계를 맺고 있어 안정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반도 정세 역시 핵심 의제로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국과 중국 모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의 안정, 역내 안보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문화·환경 협력과 인적 교류 확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 녹색 기술 분야는 향후 한중 협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어, 관련 공동 연구나 협약 체결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그는 30일 국빈 자격으로 입국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