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의 방향을 모색하는 신간 <한국 교회 트렌드 2026>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 교회 트렌드’ 시리즈의 네 번째 권으로,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데이터와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탐구하며 10가지 주요 키워드를 제시한다. 심플처치, AI와 목회의 결합, 강소교회, 청빙, 호모 스피리추얼리스, 무속, 돌봄 사역, 여성 교역자, 헌금, 이주민 선교 등 현재 교회의 핵심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AI 목회의 가능성과 도전
이번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AI와 목회의 결합’이다. 설교 예화나 자료 수집 차원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성도의 65.5%가 ‘적절하다’고 응답했으며, 설교 주제 선정(44.2%), 설교문 작성(35.3%)에 대해서도 비교적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AI가 목회의 ‘코파일럿’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동시에 목회 현장에서 새로운 도구를 어떻게 복음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던진다.
작지만 강한 교회 ― ‘강소교회’의 희망
한국 교회의 미래를 논할 때 소형 교회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소형 교회를 단순히 ‘작은 교회’가 아니라 ‘강소교회’로 정의한다. 실제로 조사 결과, 소형 교회 성도 65%가 ‘교회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규모와 상관없이 성도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임을 보여줬다. 이는 교회의 크기보다 본질과 사역의 집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청빙, 성도가 원하는 기준은 ‘스펙’이 아니다
목회자 청빙에 관한 조사에서 성도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요소는 학력(0.6%), 나이(1.0%), 대형 교회 사역 경험(1.6%) 등 객관적 스펙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성과 영성, 그리고 소통 능력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는 성도들이 목회자를 바라볼 때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스펙이 아니라 ‘사람됨’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영적 갈급함과 무속 확산의 교차
이번 조사에서 성도의 76.2%가 여전히 ‘영적인 갈급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속 행위에 대해 ‘문제없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것도 확인됐다. 특히 20대, 30대 젊은 층에서조차 굿과 부적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점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회가 영적 갈망을 복음으로 채우는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돌봄 사역과 여성 교역자의 현실
교회 내 돌봄 사역과 관련해 성도들은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상담과 위로, 조언에 준비돼 있다’는 응답은 46.9%에 그쳤고, ‘준비돼 있지 않다’는 응답이 53.1%로 더 높았다. 이는 교회가 돌봄 사역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여성 교역자들은 ‘성역할을 구분하는 교회 문화’(29.3%)와 ‘청빙에서의 차별’(27.2%)을 주요 어려움으로 꼽으며, 여전히 남성 중심의 목회 문화 속에서 소외감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제적 위기 속에서도 지켜지는 헌금
흥미롭게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헌금을 지속하겠다는 성도의 태도는 뚜렷했다. ‘액수를 줄이더라도 계속 드리겠다’는 응답이 60.1%, ‘액수 변화 없이 계속 드리겠다’는 응답도 22.5%에 달했다. 이는 교회의 재정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신앙적 결단에 기반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주민 선교, 긍정적인 인식 확산
이주민 사역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80%의 성도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만 49.5%에 달해, 한국 교회가 다문화 시대를 맞아 이주민 선교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한국 교회가 ‘지역적 교회’를 넘어 ‘세계적 교회’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
변화의 시대, 선택과 집중의 과제
<한국 교회 트렌드 2026>은 단순한 현황 보고서가 아니다. 저자들은 “교회의 변화는 생존을 넘어 복음의 중심성을 다음세대에 전하기 위한 사명”임을 강조한다. 데이터와 분석을 넘어, 한국 교회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본질로 돌아갈 것을 강하게 촉구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 트렌드 2026>은 목회자와 중직자뿐 아니라 평신도 리더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책이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교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