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강문진 목사)이 18일 오후 세곡교회(담임 박의석 목사)에서 ‘개혁교회의 목사와 설교’라는 주제로 설립 33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는 개강예배, 세미나 순으로 진행됐으며 예배는 김준범 목사(양의문교회)의 인도로 드려졌다. 이승찬 목사(하남주사랑교회)가 대표기도를 드렸으며 강문진 목사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라’(갈라디아서 1:10)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서창원 목사(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축도했다.
이어진 세미나에서 서문 강 목사(중심교회 원로)가 ‘청교도와 20세기 대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서문 목사는 “청교도들은 성경을 삶의 절대 기준으로 삼고 살아간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신앙은 예배당에 머무는 행위가 아니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가정예배와 일상의 실천 속에서 삶 전부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신앙이었다. 작은 일 하나까지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행하려는 태도, 그것이 청교도의 영성이었다”고 했다.
그는 “청교도들이 남긴 유산은 단순히 학문적 성취가 아니었다. 그들의 설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서 청중의 마음과 양심을 울리는 체험적 선포였다. 죄의 심각성과 구원의 은혜, 그리고 성령 안에서의 거룩한 삶을 강조한 이들의 메시지는 세대를 넘어 신앙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고 했다.
이어 “20세기에 등장한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러한 청교도의 정신을 다시 불러일으킨 설교자였다. 의학적 성공을 눈앞에 두었던 그는, 영혼을 고치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는 부르심을 따라 모든 세속적 영예를 내려놓았다. 그가 웨일즈의 작은 교회에서 시작한 목회는 부흥의 불길로 타올랐고, 이후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30년간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며 “그의 설교는 ‘불붙는 논리(Logic on Fire)’라는 표현으로 집약된다. 말씀을 치밀하게 연구하고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동시에, 성령의 불길에 사로잡혀 영혼을 뒤흔드는 설교였다. 단순히 학문적인 주해가 아니라, 진리의 교훈을 삶 속에서 붙잡도록 호소하는 능력 있는 선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이드 존스는 청교도 전통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역사라고 확신했다. 그는 출판 운동과 청교도 컨퍼런스를 통해 청교도 신학과 영성을 재조명했고, 수많은 성도와 목회자들이 다시금 그들의 글을 읽고 그들의 신앙에 도전받도록 이끌었다”며 “그의 저서와 설교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졌다. 한국교회 역시 그의 로마서 강해와 목사와 설교 같은 책을 통해 깊은 영향을 받았다. 단지 설교의 기법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말씀과 성령이 교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본질적 진리를 일깨워 준 것”이라고 했다.
또한 “오늘날 교회는 세속화와 진리 상대주의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청교도의 신앙과 로이드 존스의 설교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말씀의 권위 위에 굳게 서고, 성령의 능력에 의지하며, 신앙을 삶 전체에서 살아내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서문 목사는 “교회의 강단이 다시 살아나야 성도의 삶도 새로워진다. 단순한 지식이나 감정이 아니라 복음의 진리가 실제로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선포될 때, 교회는 다시 거룩한 빛을 발할 수 있다. 청교도들의 외침과 로이드 존스의 설교가 오늘 우리에게 주는 도전은 바로 이것이다. 말씀과 성령 위에 굳게 서서,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교회로 회복하라는 부르심이다”고 했다.
이어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개혁교회의 설교에 있어서 교리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강단에서는 교리를 멀리하고 감정적 위로와 실용적인 조언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순간의 위로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설교는 뿌리가 약해 오래 가지 못한다. 교리가 빠진 신앙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위기 앞에서 쉽게 무너지고 만다. 교리를 떠난 설교가 늘어날수록 교회는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며 “교리는 학자들의 이론이 아니라 성경이 증거하는 구원의 진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신앙의 기초다. 교리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믿는지, 왜 믿는지를 분명히 알게 된다. 확신 없는 신앙은 흔들리지만, 교리로 세워진 신앙은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교리는 신자의 영혼을 붙잡아주는 뼈대와 같다”고 했다.
그는 “개혁교회의 전통 속에서 설교와 교리는 언제나 함께였다. 교리를 선포하지 않는 설교는 결국 신앙을 얕게 만든다. 그러나 교리를 선포하는 설교는 성도의 내면을 굳게 세우고 삶의 방향을 정해 준다. 말씀을 강해하는 일과 교리를 전하는 일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명이다”며 “많은 이들이 교리를 딱딱하고 추상적인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교리는 삶과 직결된다. 삼위일체 교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경배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칭의 교리는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며, 성화 교리는 거룩한 일상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바른 교리는 반드시 바른 삶을 낳는다”고 했다.
이어 “설교자의 역할은 단순히 성경을 해설하는 것이 아니다. 본문 속에 담긴 교리를 밝혀내고 그것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선포하는 것이다. 교리를 전하는 설교는 교과서적인 강의가 아니다. 그것은 영혼을 살리고 신앙을 깊게 뿌리내리게 하는 생명의 말씀이다”며 “교리가 없는 신앙은 거짓된 가르침과 세속적 가치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 왜곡된 복음이나 이단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도 교리적 기초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리로 무장된 성도는 거짓을 분별하고 믿음 안에서 굳게 설 수 있다. 교리는 영적 방패이자 영혼의 닻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리를 강조하면 딱딱하고 생명이 없는 지식만 남는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교리를 통해 역사하신다. 성령은 말씀 속 교리를 통해 마음을 깨우치시고, 죄를 드러내며, 복음의 확신을 심어주신다. 교리와 성령은 결코 대립하지 않는다. 말씀과 교리가 뿌리라면, 성령은 그 뿌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바람이다”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오늘 교회가 나아갈 길은 다시 교리를 회복하는 것이다. 교리를 떠난 신앙은 모래 위의 집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리 위에 세워진 신앙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다. 교리 없는 교회는 약해지지만, 교리 위에 선 교회는 살아난다. 교리는 교회를 살리고 성도를 살리는 생명의 진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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