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이사회, 이번엔 김희헌 목사 신대원장 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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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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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사는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나” 격론 속 퇴장하기도
김희헌 목사 ©기독일보DB

한신대학교가 제8대 신학대학원장에 김희헌 목사(전 향린교회 담임)를 재추천·인준하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상규 목사, 기장) ‘동성애·동성혼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환 목사, 이하 기장 동반대)가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김 목사는 지난 6월 26일 열린 한신대 이사회 표결에서 찬성 6표, 반대 10표로 부결된 바 있다. 그러나 신학대학원 운영위원회는 “김 목사가 퀴어신학 논문이나 관련 활동을 한 사실이 없는데도, 향린교회 목회 경력을 이유로 부당하게 비판받았다”고 주장하며 7월 15일 재추천을 했다.

이사회는 지난 8월 13일 다시 안건을 상정해 격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 이사는 “같은 회기에서 동일 안건을 재논의하는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퇴장했고, 남은 이사들은 찬성 9표, 반대 5표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기장 동반대 김창환 위원장은 한신대 정관 제80조를 근거로 “대학원장은 반드시 교수 또는 부교수여야 한다”며 “김 목사는 외부 인사로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운영위가 정관을 무시하고 자격 미달 후보를 올린 것은 중대한 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장 일반회의 규칙 제23조를 들어 “같은 회기 내에서 결의와 상충되는 동의는 번안 절차 없이 불가하다”며 “이번 재추천은 절차적으로도 무효”라고 강조했다.

김희헌 목사의 퀴어신학 관련성 여부도 논란의 핵심이다. 기장 동반대는 “김 목사가 과거 교회 홈페이지에서 ‘퀴어성서주석’을 추천했고, 총회 게시판에 차별금지법 제정 지지를 촉구하는 글을 반복 게재했다”며 “관련 활동이 전혀 없다는 운영위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창환 위원장은 “향린교회는 퀴어문화축제와 밀접히 연상되는 곳”이라며 “이런 인물이 신대원장에 오를 경우 교단 내 대형 교회들이 심각한 내홍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장 동반대는 이번 문제를 ‘교단 분열’이 아니라 ‘교단 수호’의 차원에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퀴어를 지지·옹호하는 세력은 수적으로 소수지만, 총회 주요 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그들이 교단을 ‘성평등·성적지향 옹호 교단’으로 만드는 데 집착하는 한, 한국교회 내에서 우리 교단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교단의 건강성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절차적·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며 “신대원 운영위는 새로운 후보를 다시 추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9월 기장 제110회 총회에서 김희헌 한신대 신대원장의 인준 절차가 있을 예정이다. 기장 동반대는 “향린교회 전 담임목사였고, 퀴어신학을 추천한 자가 110회 총회에서 한신대 신학대학원장으로 확정된다면, 교단 내 중대형 교회들에서 상당한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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