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조용한 부흥? 청년층 중심 예배 활기 등 현상 분명”

교회일반
인터뷰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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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배안호 선교사 본지 인터뷰… “노방전도 하면서 사실임 확인”
배안호 선교사.

20세에 복음을 받아들인 뒤 삶의 궤적이 완전히 바뀐 배안호 선교사. 그는 지금 영국에서 선교 인생의 ‘후반전’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2023년부터 다시 ‘제2의 조국’인 영국에 재입성한 그는, 새벽마다 기도하고, 거리에서 복음을 전하며, 전 세계 선교사들을 위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영국에서 사역 중인 배안호 선교사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선교사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1년 만에 다시 ‘제2의 조국’, 영국(U.K)에 와서 사역하고 있는 배안호 선교사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세계선교부(GMS)소속이며, 첫 선교지 탄자니아와, 고국에서 긴 안식 년 동안 총신 신대원·선교대학원·명지대학서 교수생활, 그리고 파라과이서 만 7년 사역하였어요. 영국 런던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 Luton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1994년에 영국 스코틀랜드 아버딘대학에서 7년간 실천신학(M.th)과 교회역사신학 전공(Ph.D) 전공했습니다. 박사학위는 우리말 신약성경을 최초로 번역한 (1887)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를 선교사적 시각(missiological approach)으로 조명한 논문을 썼고, 한글로 번역한 「한국교회와 자립선교」(한국학술정보, 2008)라는 책은 한국 교회사를 전공하는 모든 석사·박사과정의 리서치 학생들의 필독서·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통신공사(KT) 10년, 극동건설 5년, 모두 15년 직장생활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거절하기 위해서 총신 신대원에 떨어질 목적으로 시험을 보게 되었고, 그 덕분에 총신 신대원 1학년을 2번이나 공부하는 행운(?)을 갖기도 했습니다.”

- 영국 선교사의 길을 걷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영국으로 다시 오게 된 것은, 파라과이서 새벽기도시간에 어느 날 예수님이 저에게 환상, 중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어요.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를 기뻐한다(저는 이런 주님의 생생한 음성을 지금까지 5-6번 이상 들었어요) 나는 너가 영국에 건너 가사 나를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없겠냐?’ 부탁하셨어요. 너무나 선명한 음성! 그러나 주님의 마음은 매우 슬픈 모습과 음성이었어요. ‘왜 교회를 위해서 기도를 요청하지 않고 나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하시는지 처음엔 어리둥절했어요. 그러나 곧 이 땅의 진정한 모든 성경적인 교회의 머리는 주님이 시심을 곧바로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바로 귀국하여서, 파송교회(목포사랑의교회) 담임 목사님(백동조)과 GMS 사무총장님(전철영)을 만나 ‘주님의 음성’을 말씀드렸을 때, 두 분은 주님의 부르심이 분명하니 즉각적으로 선교지를 영국으로 옮길 것을 재촉하셨어요.”

- 영국에서의 전도 활동은 어떠신가요?

“영국에서 저희 내외의 사역으로는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매일 (십일조)새벽기도시간 ‘제2의 웨일즈 부흥운동’이 다시 영국에 일어나게 하소서! 조국의 통일을 수년 내 허락하소서’이며 △둘째는 큰 나무십자가 어깨에 메고, Luton 중심가에서 노방·거리전도하기 입니다. 저는 이 시간에 주님의 잃은 영혼에 대한 측은지심을 온몸으로 느끼며 울면서 전도하는 그 시간이 너무나 좋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전 세계 선교현장의 동료 선교사들을 위한 서평쓰기 입니다. 저는 30여년 이상 ‘주님 한국교회 선교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거룩한 불만(divine anger)의 기도를 올리고 있는데, 6-7년 전부터 주님이 ‘그런 기도만 하지 말고, 너가 네 동료 선교사들을 위해서 글쓰기를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것이 ‘선교사들을 위한 서평쓰기’입니다. 저는 글을 잘 쓸 줄 모르기에 오랜 시간 서울대 학교 국어교재를 비롯해서 글쓰기에 관한 여러 책들을 구입하여 글쓰기 공부하며 서평쓰기를 계속하고 있어요. 선교사가 업그레이드 되면 한국선교도 업그레이드 됩니다.

저의 서평쓰기의 2가지 의도는 첫째는 전 세계 열악한 선교현장의 선교사들의 독서환경이 너무나 안 좋기에, 저의 서평만 읽어도 그 책의 핵심 내용을 간파함으로 배부를(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둘째로 지금은 유튜브 시대입니다. 그것도 짧은 것만 선호하며, 두꺼운 책을 멀리하는 경박한 시대적 조류에 나 혼자라도 온 몸으로 거부하는 몸짓으로 의도적으로 길게 서평을 쓰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이제는 전세계선교사들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 평신도 중에 저의 서평 고정 독자들이 많이 있어요. 1-2주간 서평을 안 올리면 ‘배안호 선교사님 요즘엔 왜 서평을 안 올리세요?’라고 독촉하는 독자들이 많아졌어요.”

- 영국성서공회는 지난 4월 청년층 중심의 교회 성장 현상을 보고하며 이를 ‘조용한 부흥’이라 명명했는데, 이에 따르면, 18~24세 청년의 월 1회 이상 교회 출석률이 2018년 4%에서 2023년 16%로 4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조용한 부흥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영국의 한 교회가 세례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Lansdowne Church

“최근들어 영국교회 일부에서 청년층 중심의 교회출석과 예배모임이 부쩍 늘고 있는 현상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벌써 10여 년 전부터 영국의 한인교회들처럼 각 나라에서 영국에 와 있는 각 종족·언어권 예배 인원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런던목양교회(송기호 담임목사)는 매일 노방전도를 오래전부터 열심히 하고 있는데, 최근 4-5년 전부터 갈급한 영혼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역사가 현저하게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요. 사실상, 저희 부부도 매주 3회씩 노방전도를 하면서 이것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있어요.”

- 한편으로 영국 전역에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영국 전역에 교회가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제가 1995년도 영국 스코틀란드 아버딘에 처음 올라갔던 그날, 오후에 이미 한국에서 익히 듣고 있던 영국교회의 황폐한 모습을, 아버딘 중앙통(Union St.)을 걸으면서 ‘가시덤불이 그 전부에 퍼졌으며 그 지면이 거친 풀로 덮였고, 돌담이 무너져 있기로’(잠24:31)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다음날부터 영국교회를 위해 새벽기도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정확하게 1년 후에 스코틀랜드 전역에 놀라운 새벽기도운동이 일어났어요.”

- 선교사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도전이 되었던 ‘신앙적 사건’이 있을까요?

“저는 지난 세월, 저의 53년여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오면서 2번에 걸쳐서 ‘기드온 양털시험 징조구하기’기도를 치열하게 드렸고, 주님은 2번 모두 생생하고 또렷하게 응답하신 사건을 직접 경험하였어요. 정말 엄청난 간증을 갖고 있어요.

첫째는 총신신대원에 떨어질 목적으로 시험을 치루었고, 보기 좋게 떨어지길 기대하며 시험을 쳤는데 어떻게 합격했어요(당시 총신 신대원·장신 신대원을 입학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총신신대원서 1986년 첫 학기 신학수업을 하면서 신학교와 신학생들의 모습에서 크게 실망한 나머지, 다시 사회로 뛰어 나가서 경력사원 공채모임에 응시·합격하여 열심히 근무하였죠. 저는 하나님이 나를 부르셨다면, 기드온의 양털시험 징조와 같은 분명한 표적을 구했어요.

‘2가지 표적’을 오산리 금식기도원서 죽기 살기로 구하는 중에 주님께서 말씀과 기적과 표적으로 선명히 응답하셨어요. 정말 멋진 하나님의 생생한 응답, 하늘문이 열리는 사건이 일어 났어요. 저는 그때 ‘칼빈주의 5대교리’를 다 체험하였습니다.

두번째 기드온 양털시험 징조구하기는 아버딘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끝낼 무렵에, 존 로스 선교사에 대한 새로운 놀라운 자료들을 접하게 되었어요. 저는 그것을 그 당시 저의 지도교수님(Prof. Allan Main)과 2-3시간 새로운 자료들을 놓고 대화할 때, 지도 교수님은 ‘지금 자네는 석사과정 전체 학생들 중에 최고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금 너와 내가 나눈 존 로스에 대한 이 주제로, 너가 박사논문을 쓰기를 원한다. 이것은 매우 훌륭한 박사논문 주제(theme)이다. 내가 너의 지도교수가 되어 주겠다. 이것이 너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고 하셨어요.

저는 지도교수님의 그런 말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으면서, 저는 직장 생활을 15년이나 하였고, 하나님이 저를 목회자로 부르셨기에(그러면서도 저는 한 번도 하나님께 이를 확인하는 기도를 한 적이 없었다) 석사과정을 마치자마자 저는 한국에 돌아가서 내 고향 대구에 가서 교회를 개척할 것이라고 항변하였어요. 그 때, 지도교수님은 ‘너는 왜 다른 한국학생과 그렇게 다르냐? 다른 한국 학생들은 이 같은 특별한 제안에 대해서 엄청 감사하면서 감사를 표할 것인데, 너는 왜 하나도 기뻐하지도 않고 시큰둥한 자세이냐?’ 오히려 나를 이상히 여기며 꾸중하셨어요.

그럴 때 저는 이를 놓고 기도를 해 보겠다고 선언하고, 2번째 기드온 양털시험 징조를 구하기 시작하였어요. 그 2가지 징조구하기로 △첫째, ‘지도교수님이 저렇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박사과정 공부할 ‘학비전액’을 하나님이 책임져 주세요’ △둘째, ‘저의 2쌍둥이 아들들이 영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주세요’ 등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2가지 조건을 걸면서, 박사과정을 공부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부활절 다음 날부터 시작해서 9월 13일까지 5개월간 집중하여 끈질기게 기도하였어요. 하나님께서는 놀랍게 응답해주셨어요.”

- 오늘날 교회가 선교를 감당할 때 필요한 태도와 자세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국교회가 선교를 감당하는 자세와 태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너무나 부자이며, 너무 교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교현장에서 진실로 현지인들을 섬기는 자세로, 종의 자세로 섬기며(막10:45) ‘선교사 자신이 먼저 제자로 살면서 제자를 남기는 장사’를 해야 합니다. 오래전에 한국사회서 크게 히트하였던 드라마 <상도>에서 ‘최고의 장사군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장사’라고 하였어요. 선교가 꼭 그러합니다. 선교지의 있는 교회당 건물, 병원, 학교 등 기관과 시설들은 매우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신실한 제자를 남기는 것이 성공한 선교요, 성경적인 선교입니다.”

- 앞으로의 비전이나 기도제목이 있다면요?

“사도행전적 선교의 정도(正道)를 따라 선교를 해야 합니다. ‘사람을 남기는 장사’를 해야 합니다. 선교사 자신의 영성관리, 계속 공부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시니어 선교사가 먼저 좋은 모델을 보여야 합니다. 자신이 먼저 제자가 되어 살면서 제자를 삼는 사역을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성 보여 주기식 선교는 지금까지 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코로나를 허락하셨는가? 저마다 수많은 논의들이 활발하였지만 저는 단연코 교회와 선교사들을 깨우기 위한 ‘하나님의 비상조치·나팔’임이 분명하다고 믿습니다. 세상에 70-80억이 살고 있어도 하나님은 자신의 몸 된 교회와 자기 백성에 더 큰 관심을 갖고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이십니다. 이것이 기독교 세계관입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조용한 부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일회성, 이벤트성 대형집회나 요란스러운 행사는 지금까지 많이 해보았어요. 영국은 지금 새로운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각처에서 소그룹으로 성경을 연구하며 기도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진정한 부흥은 Ad Fontes!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말씀을 에스겔이 말한 대로 먹어야 합니다.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먹고 가서 전해야 합니다(겔3:1-3). 말씀으로 말미암아 떨어야(사66:2, 5) 합니다. 심령에 통회하는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조용한 새벽기도운동이 영국 교회와 한인교회, 각 언어권의 소수 민족들 교회에서 조용히 일어나야 합니다.

Man made revival(인위적 부흥)은 안 됩니다. 저는 이 일에 저 자신이 먼저 좋은 제물이 되기 원하여 저의 목숨을 걸고 제물이 되기로 결단하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저는 앞으로 갈렙의 나이(85세)가 될 때 까지 하나님이 건강을 허락해 주시면, 영국 선교현장에서 끝까지 현장에서 뛸 것입니다. 3가지 사역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영국 교회서 십일조·새벽기도와 매월 십일조 금식기도(매월 첫1-3일은 무조건 금식)를 하는 것이며, 둘째는 나무 십자가를 메고 노방·거리전도를 하는 것이며, 끝으로 전세계선교사들을 위한 매주 1권 목표로 서평을 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도로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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