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당내 중진 의원들을 향해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와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이끌어온 중진들께서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전날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이 인적 쇄신 대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처럼 실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고 중대하기 때문"이라며, "당의 진정한 재건은 통렬한 반성과 책임 있는 거취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현재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두고 "내란 프레임을 지금 완전히 벗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10년간 우리는 절대소수 야당으로 전락하거나 '내란당'이라는 낙인 속에 점점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다시 세우지 못하는 것은 결국 한 정치세력이 역사와 국민 앞에 저지르는 중대한 과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과거 당의 위기 극복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의 상황과 연결지었다. 그는 "2004년 차떼기 사건으로 당이 존폐 위기에 몰렸을 때, 당대표를 중심으로 37명의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그 결단이 당을 소생시키고 새로운 정치세대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중진들은 그때 희생한 선배 정치인들이 만들어준 공간 속에서 정치를 해온 분들"이라며, "이제는 그분들이 나서야 할 때이고, 지금 국민의힘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