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의 한 대형 물류센터에서 야간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170명 넘는 인원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불은 리튬이온 배터리 등 생활용품이 보관된 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재 발생 직후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2단계까지 격상하며 대대적인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3일 오후 10시 29분경,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는 지상 3층 건물 내에 있는 생활용품 보관 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해당 층에는 면도기, 선풍기, 리튬이온 배터리 등이 다량으로 보관돼 있었다. 불이 발생한 시점에 창고 내부에는 다수의 근무자가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이 건물에서 근무 중이던 인원은 총 178명으로, 모두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원 분포는 지하 1층에 121명, 지상 1~2층에 27명, 3층에 30명이 있었으며, 초기 대응 과정에서 신고자와 소방 상황실이 협력해 신속한 대피가 이뤄졌다고 소방 관계자는 밝혔다. 다만 구조팀의 현장 확인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피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물류센터는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철근 콘크리트 구조 건물로, 연면적만 8만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시설이다. 층별로 지하 1층에는 냉동고가 있어 냉동식품이 보관되고 있었으며, 지상 1층과 2층에는 화장지 등 제지류가 보관 중이었다.
화재가 시작된 직후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초동 진화에 나섰지만, 화재의 확산 속도와 규모를 고려해 불과 15분 만인 오후 10시 44분, 대응 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진화 현장에는 지휘차, 소방차 등 차량 79대와 인력 160명이 투입됐으며, 특수대응단과 고성능 화학차, 무인파괴 방수차 등 특수장비도 현장에 배치됐다. 또한 경기, 강원, 충남소방본부와 산림청의 협조를 받아 소방헬기 4대가 현장에 동원되면서 공중에서의 진화 작업도 동시에 이뤄졌다.
다행히도 14일 오후 1시 16분 기준으로는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혀, 대응 단계는 다시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이천시는 화재 발생 직후 재난 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물류창고 화재로 인한 다량의 연기 발생, 주변 도로를 우회하고 인근 주민은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안내하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 화재로 인한 정확한 발화 원인과 피해 규모는 진화 작업이 모두 완료된 뒤 본격적인 현장 감식과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열·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화지점을 중심으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