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앤드류 모로즈 목사의 기고글인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있을까?’(Will there be peace in Ukraine?)를 3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모로즈 목사는 The Renewal Initiative의 창립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당 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희망과 존엄성을 회복하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단체로, 옹호, 구호, 교육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우크라이나에는 평화에 대한 강한 열망이 존재한다. 특히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서 그렇다. 그들의 나라는 부당한 침략을 당했다. 그들의 도시는 폭격을 받고 있으며, 군인과 민간인들은 폭정으로부터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있다. 아이들은 매일같이 공습 사이렌과 전쟁의 공포에 시달린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평화를 갈망하지만, 동시에 정의와 안보도 원하고 있다.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쟁이 왜 시작되었는지를 해결하지 않고,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장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평화라고 할 수 없다.
기독교에서 복음과 구원에 대한 이해를 생각해 보자. 회개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단계다. 하나님과 인류 사이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낮추고, 죄를 고백하며, 악한 길에서 돌이켜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넘치는 은혜로 응답하신다(역대하 7:14).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복음을 전하실 때도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15)라고 말씀하셨다. 회개란 현재의 삶의 방식을 버리고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다시 방향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의 기독교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즉, 가해자를 책임지게 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최근 몇 주 동안 새로운 담론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거나,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피할 방법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1991년, 우크라이나는 민주적으로 소련에서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였던 핵무기를 포기하며 지역 및 글로벌 평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부 개입을 거부하자,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하고 동부 지역에서 분쟁을 조장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묵인했고, 크림반도 합병을 방관했다. 2022년의 전면전은 충격적이었지만, 놀랄 일은 아니었다. 2014년에 러시아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면, 그들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장악하려 하지 않을 이유가 있었을까?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어디에서든 불의가 존재하면, 이는 모든 곳의 정의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특정 지역에서 불의를 용인하면, 결국 우리 삶 속에서도 파괴적인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과거 북미 지역은 두 대양으로 인해 국제 분쟁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는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에서 전쟁과 불의가 일어나면,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운 문제가 된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생명을 수호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낙태에 반대하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다. 그러나 보호받아야 할 존재는 비단 태아만이 아니다. 우리는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공동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특히 민간인의 생명을 무시하는 전쟁이 벌어질 때 더욱 그렇다.
2024년 가을, 나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있었다. 그때 한 아파트 건물이 폭격을 맞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수백 명의 소방관과 구조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며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었다. 불타는 건물에서 사람들이 뛰어내리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들었다. 나는 순간 9·11 테러를 떠올렸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불길에 휩싸인 쌍둥이 빌딩, 떨어지는 사람들, 그리고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잊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인들은 9·11과 같은 공포를 반복해서 겪고 있다.
그렇다.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끝나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의롭게 끝나야 하며,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시편 20편 7절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은 병거를,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우크라이나의 형제자매들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께 믿음을 두고 있다. 그 믿음이 그들에게 지난 3년간의 고난을 견디고, 용기와 겸손으로 조국을 섬길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전쟁은 많은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이미 주어진 승리는 빼앗을 수 없다.
지금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야 할 중요한 순간이다. 그러나 기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할 때, 백성들은 한 손에는 흙손을,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일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기도와 함께 의미 있는 행동을 병행해야 한다. 최근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리뉴얼 이니셔티브(The Renewal Initiative)'와 같은 비영리 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전쟁의 해결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삶을 재건하고 존엄성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의 대응은 신앙의 증거가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한복음 13:35)라고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