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샛별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6월이 되면 농인과 청각장애인은 농인의 날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조선농아인협회가 설립된 1946년 6월에서 6월과 귀의 모양을 형상화한 3을 합쳐 6월 3일이 농인의 날이 되었다. 한국농아인협회에 의하면 숫자 3은 농사회의 가장 특징으로 꼽히는 '농인', '수어', '농문화'를 뜻한다.

6월 3일이 실제로는 농아인의 날이지만 필자는 요즘 사용하는 용어인 농인을 사용하고자 한다. 농아를 한자로 풀이하면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뜻을 대신해 문화적인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의미인 농인을 쓰고 싶다.

농인이라고 해서 청력 상실인 상태로 소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편견에서 벗어나 농인이 또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소수자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농인의 날을 기념하며, 농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잘못된 인식 개선을 위해 몇 가지의 편견을 바로잡고자 한다.

첫째, 농인과 청각장애인은 같은 사람이다? 아니다. 이는 청각장애인이라는 병리적 용어를 떠나서 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에 따라 나눠진다. 농인은 한국수어를 사용하면서 표정과 몸동작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반면, 청각장애인은 잔존 청력을 청각 보조기기(보청기, 인공와우 등)를 활용해 음성언어(한국어)를 듣고 사용한다. 그래서 청인은 농인과 청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이 무엇인지를 먼저 물은 후에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

둘째, 농인을 보지 않고 수어 통역사를 바라봐야 한다? 아니다. 청인 중에서 수어 통역사와 함께 온 농인을 바라보지 않고 수어 통역사를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말하고 있는 사람은 농인인데도 불구하고 익숙한 듯 수어 통역사를 바라보는 청인을 보는 농인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일대일로 대화하는 것처럼 농인의 언어를 존중하며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무조건 크게 말해 주면 알아듣는다? 아니다. 얼마 전에 겪었던 황당한 경험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카페에 들어가서 음료를 주문하려던 중 먼저 스마트폰 메모장에 청각장애가 있음을 작성해 점원에게 보여 주었고, 이어 메뉴를 적어 보여 주었다. 그런데도 점원은 큰 목소리로 무언가를 계속 말하는 것이다. 뒤에 손님들도 있어 참 난처했고 부끄러운 동시에 앞에 있는 점원에게 마음으로 화가 나기도 했다. 메모해달라고 했음에도 여전히 음성으로 말하는 점원을 보며 농인의 날을 어떤 의미로 인식시켜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농인을 보는 인식이 '못 듣는' 사람이 아니라 더 '잘 보는' 사람으로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농인의 날 또한 더 잘 보는 사람, 농인을 위한 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어가 모두의 언어가 되고 함께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인식을 새로이 만들어 보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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