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주최하는 제39회 한국 선교학 포럼이 30일 서울 목동 목산교회에서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이대헌 부원장이 발제를, 최형근 서울신대 교수가 논평을 맡았다. ⓒ손현정 기자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쇠퇴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와의 괴리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며 따라서 현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는 선교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볼 수 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제39회 한국 선교학 포럼이 30일 서울 목동 목산교회에서 개최됐다. 이 날 연구원 이대헌 부원장은 ‘한국 내 디지털 1세대의 사회문화적 성격에 대한 연구와 선교적 제언’을 주제로 발제하고 한국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먼저 이 부원장은 “교회가 선교적 공동체가 되는 데는 진리의 담지자로서의 역할은 물론 그 진리를 전할 선교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지만 한국교회의 관심은 오직 전자에 쏠려 있는 듯하다”며 문제 제기에 나섰다.

교회의 사회문화적 성격은 기성의 사회문화적 성격에 머물러 있는 반면 선교적 환경은 디지털 환경으로 나날이 급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이같은 환경에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형성한 이들이 국내 디지털 1세대(EDG: Emerging Digital Generation, 1977년 1월부터 1989년 2월 사이 태어난 이들로 규정)다. 그러나 EDG가 교회에서 가장 유리된 세대라는 점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회는 기성의 사회문화적 잣대로 전혀 다른 사회문화적 성격을 가진 EDG를 판단하고 있을뿐 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단지 교회 사이트 하나 만드는 것으로 디지털 세대에 발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EDG의 성격은 글로벌 디지털 세대의 성격이라는 일반적 관점과 한국의 특수한 사회문화의 영향이라는 특수적 관점 속에서 규정할 수 있다.

글로벌 디지털 세대의 일반적 성격은 평등주의적 성격, 협력적 성격, 참여적 성격, 자유지향적 성격, 혁신적 성격으로 정리된다. 한편, 한국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 요소는 무속과 유교로 여기서 무속은 종교적 영향보다는 사회문화적 영향으로, 유교는 성리학의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두 요소는 충돌적 관계에 있다.

흥미로운 것은 무속은 조화의 추구와 즉흥성, 자발성에 있어서 글로벌 디지털 세대의 성격과 유사한 바가 많으며 유교는 수직적, 남성 중심적, 정적, 공동체적 특성으로 인해 글로벌 디지털 환경과도 충돌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EDG 는 유교적 원리가 발현되고 있는 아날로그적 환경 속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10대에 이르러 디지털 환경을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현실적 한계로 인해 유교적 특성에 맞춰 기성세대와 교감하고 있지만, 향후 세대가 흐를 수록 글로벌 디지털 세대에 더욱 부합하는 사회문화적 성격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며, 그들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는 한국인의 기질인 무속적 특성이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새로운 세대의 선교를 위해서 글로벌 디지털 세대와 일치하는 EDG의 사회문화적 지향을 이해하고 이들에 맞는 사회문화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이 부원장은 제안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에게 당신의 보좌에 올라올 것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보좌를 비워 우리의 사회문화적 맥락 안으로 성육신하셨다는 기본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의 사회문화적 지향성을 보전하기 위해 복음을 희생시킬 것인지 우리의 지향성을 내려놓음으로써 복음을 복음되게 할 것인지 신중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발제에 이어 논평에 나선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는 “젊은 세대들과 차세대 선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의 선교적 접근에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면서도, △연구에 있어서 보다 폭넓고 많은 수의 디지털 세대를 참여시킴으로써 더 큰 타당성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 △EDG가 글로벌 디지털 세대의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다는 점, △한국교회가 복음의 축소보다는 디지털 세대들의 사회문화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쇠퇴했다는 데 대해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양자를 함께 다루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끝으로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복음되게 하기 위한 문화적 변용과 선교신학적 분석은 좋은 제안이며 보다 구체적인 제안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이러한 시도를 출발점으로 삼아 디지털 세대를 복음으로 접근하고 설득할 수 있는 전략적 리서치들이 더 많이 시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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