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취업률이다. 그러나 많은 신학대들이 졸업생들의 이른바 ‘교회 취업률’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신학대학교의 전경(상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소위 ‘부실대 명단’에는 대다수의 신학대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는 아예 평가대상에서 빠졌다. 이들 대학들이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일반대학에 적용되는 취업률 집계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정부는 대학들의 취업률을 조사하면서 직장 건강보험 가입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전도사나 목사 등은 직장 건강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기에 실상 취업자임에도 정부의 취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신학대를 평가대상에서 제외시킨 것.

그러면서 전도사나 목사 등을 포함한 신학대들의 ‘실제’ 취업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교회 취업률’이 신학대의 수준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학대들은 따로 이 취업률을 조사하지 않고 있었다. 서울 소재 유명 신학대들도 인력 부족과 조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졸업생들의 향후 진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신학대 관계자는 “졸업생들의 직업을 파악하려면 일일이 전화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만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교회로 간다는 짐작만 하고 있을 뿐 정확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학대 관계자는 “신학과 학부생일 경우 상당수가 신대원에 진학하고 신대원을 나오면 유학을 가거나 교회 사역자가 되는 것이 70% 이상 될 것”이라며 “따로 조사하진 않지만 정확한 자료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교회 취업률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가 있으면 학교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장영일)는 ‘교회 취업률’을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매년 한 차례 졸업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로를 확인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재학생들의 도움을 받는다”며 “통계는 학교 회보를 통해 발표하고 그 밖에 자료가 필요한 곳에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밝힌 장신대(학부)의 ‘교회 취업률’은 평균 약 40~50%정도였다. 하지만 그 역시 “전화를 해도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조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교회로 가는 신학대 졸업생들이 얼마인지 알 수만 있다면, 객관적 방법을 통해 그 수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실대 명단’에 일부 신학교가 포함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일반대학과 같은 기준으로 신학대를 평가하면 그것이 신학대에 불공정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신학대들을 따로 평가할 수 기준이 마련된다면 보다 명확하게 신학대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대 한 관계자도 “신학대는 일반대학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신학대만을 위한 평가 기준이 마련된다면 자체 경쟁력 강화 뿐 아니라, 맞지 않는 기준으로 평가된 ‘부실대’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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