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냐, 진화냐’ 프레임으로 변질되면 문제 심각
‘6천 년 전 창조’ 지지로 인식되면 선교에 걸림돌
검증된 과학적 발견과 전면 대치하는 입장이므로

지형은 목사
지형은 목사 ©기독일보 DB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법인이사회(이사장 백운주)가 소위 ‘유신진화론’ 등에 대한 문제로 이 학교 박영식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것을 사실상 비판했던 지형은 목사(기성 증경총회장)가 24일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또 한 번 썼다.

지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의 징계 건과 연관해 학교 측에서 우리 교단의 평신도 단체들(전국장로회, 전국권사회, 남전도회전국연합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교회학교전국연합회)과 그 지도자들을 이 문제에 끌어들이려 하는 정황이 있다”며 “이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박영식 교수 징계의 건 및 그와 연관된 문제가 우리 교단뿐 아니라 교계와 사회에까지 상당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며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 문제에 우리 교단의 평신도 단체들 및 그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지 목사는 “이 문제의 초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창조론에 관한 신학적인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학교 내부 인간관계의 갈등”이라며 “신학적인 문제든 학내의 인간관계 갈등의 문제든 평신도 지도자들께서 여기에 개입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교단 내의 심한 갈등으로 비화할 것”이라며 “특히 창조론에 관한 신학적인 문제를 놓고 ‘창조냐, 진화냐’ 하는 틀로 단순화하여 프레임 씌우기를 하면 문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짧은 기간 안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평신도 지도자들께서는 나중에 이 사안의 추이를 보면서 문제가 더 불거지게 될 경우에, 오히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중심을 잡아주셔야 한다”고 했다.

지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 안에서 벌어진 신학적인 문제에 교단의 평신도 단체들까지 끌어들여서 교단 안의 여러 갈등을 유발하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 목회자들 특히 신학자들이 편 가르기를 하지 말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처리하라”며 “이런 기회에 서울신학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신학자들뿐 아니라 학교 밖의 신학자들까지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셔서 교단의 신학을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박영식 교수 징계 건 및 관련된 창조론 논의는 이미 신학계뿐 아니라 일반 학계까지, 서울신학대학교의 범위를 넘어 우리 교단과 한국 교계 그리고 상당 부분 일반 사회에까지 확대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상적인 표현을 쓰자면, ‘우리 교단과 교단 신학대학의 체면이나 인상’이 문제가 될 것이다. 외부 사람들이 우리 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를 이런 사건을 통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지 목사는 “어떤 일이 생기면 거기에 관해서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까지 모든 사람이 다 알기는 어렵다. 문제가 넓게 확산되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는 대중적인 인상이나 인식으로 판단한다”며 “현재의 문제가 ‘창조를 지지하느냐, 진화를 지지하느냐’는 프레임으로 변질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문제의 본질이 그게 아닌 데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 정확하게는 이사회의 징계가 진행된다면, 성결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가 6천 년 전의 창조, 그러니까 ‘창조과학회’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일반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 중에는 창조가 6천 년 전에 일어났다는 견해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교단 신학자들 중에서는 이 견해에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했다.

지 목사 자신은 “창조가 6천 년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물론,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창세기 1장 1절 말씀과 사도신경의 창조에 관한 고백을 저는 분명하게 믿고 제 신앙으로 고백한다”고 했다.

그는 “교계나 일반 사회에 성결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가 6천 년 전의 창조를 지지한다는 것으로 인식되면 선교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오늘날 객관적으로 검증된 과학적 발견과 전면적으로 대치하는 입장이니 그렇다”고 했다.

지 목사는 “인간 삶의 모든 문제에 관하여 교단이나 신학대학교가 ‘공식적인 입장’을 다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조론도 몇 십 년 동안 여러 신학적인 학설이 있어 서로 토론하면서 다양한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며 “신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그 나름의 전문적인 영역에서 그렇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글의 말미에서 “죄로 인한 영원한 멸망에서 인류와 피조세계를 구원하시려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유일하고 완결된 구원의 계시인 66권 성경 말씀을 우리에게 주셨다. 기록된 말씀을 통해서 오늘도 성령의 역사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형은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유신진화론 #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