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박사
총신대 전 총장인 정일웅 박사 ©기독일보 DB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 측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2023학년도 목회학석사(M.Div.) 과정 지원자 숫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입학정원에 미달하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독일보는 이 학교 제4대 총장을 역임(2009.9~2013.9)했던 정일웅 박사에게서 이번 미달 사태 대책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신입생 모집 결과 입학정원 343명 중 특별전형 포함 321명이 지원해, 0.9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충격적이다. 제가 총장으로 있을 때는 경쟁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4대 1정도는 됐다.”

-갑작스러운 결과인가?

“다소 그렇기도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제가 (총신대) 총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교육부 총장회의에서 2020년대가 되면 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 진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었다. 전체 대학 숫자의 절반을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었다.”

-벌써 10여년 전에 그런 예상이 있었다는 건데, 당시 총신대 미래는 어떻게 보고 있었나?

“총신대에도 위기가 올 것이라는 걸 예감했었다. 그래서 학교의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게 당시 저의 기본 생각이었다. ‘신학교가 이렇게 커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항상 갖고 있었다. 물론 그 때는 지원자 숫자가 많아서 그런 규모를 유지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미 그 때부터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진학률 저하가 예견됐었기에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교단 신학교 통폐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장 합동 측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는 총신대 말고도 여러 곳이 있다. 그 중에는 비인가 지방신학교들도 많다. 신학교들을 통폐합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당장 학생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냥 외면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신학교와 교단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학교 입학생이 주는 원인에는 인구 감소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기독교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 하락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목사 지망생 숫자가 줄어들까? 간단히 말해 목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거다. 그만큼 기독교가 사회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증거다.

또 하나는 교단 분열에 따른 신학교 난립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백 개의 교단이 있고 또 그 정도의 신학교가 있다. 문제는 그런 신학교들이 과연 얼마나 수준 높은 신학 교육을 하고 있느냐인데, 대체로 부정적 시각이 많다. 그러니 우수한 목회자를 길러내기 어렵고, 이것이 목회자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양질의 신학 교육을 제공해 수준 높은 목회자를 길러내려면, 결국 각 교단들이 연합해 신학 교육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해 10월 제34회 입법의회에서 교단 내 3개 신학대학교(감신대, 목원대, 협성대)의 신대원을 오는 2024년 2월까지 통합하거나 별도로 신대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예장 통합 측도 장신대를 포함해 교단 산하 7개 신학대의 통합 문제를 수년 전부터 논의해 왔다. 두 교단 모두 신입생 수 감소 등을 감안해 신학교 운영을 효율적으로 해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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