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선 북한
철책선 너머로 보이는 북한의 모습(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뉴시스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북측 국경지대의 감시활동을 대폭 강화해 이동과 교역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최근 밝혔다.

HRW는 1,300킬로미터에 달하는 북측 국경 중 300킬로미터 가량을 포괄하는 위성사진을 분석, 코로나19 전과 후 북한의 국경감시 상황을 비교해, 북한 국경 봉쇄 방식이 이동의 자유와 경제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HRW는 우선 중국 길림성 맞은 편 두만강변에 있는 회령시 인근 7.4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지대에 초점을 맞춘 1차 분석 결과를 공개했으며, 전체적인 분석 보고서는 2023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HRW는 “북한 당국은 2020년 1월 이후 과도하고 불필요한 수준의 코로나19 대응조치를 도입했다”며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국경지역의 철조망과 감시초소, 순찰도로 등을 새로 설치하거나 보강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처럼 국경 감시가 강화되면서 식량과 의약품 등 극심한 생필품 부족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던 국경지역에서의 무허가 경제활동이 거의 전면적으로 중단됐다”며 “또한 이동의 자유권이 억압되면서 해외망명을 시도하는 주민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HRW 윤리나 한국 전문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조치를 빌미로 주민들을 더욱 억압하면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북한은 식량과 백신, 의약품 공급을 개선하고 이동의 자유 등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1차 분석 결과에 의하면, 2020년 초 이후 북한 당국은 여러 지역에 새로 철조망을 설치하고, 철조망을 한 줄 더 추가하고, 기존의 철조망을 보강하고, 순찰 도로를 정비하거나 확장하고, 국경지대를 따라 새로 경비대를 배치하고, 감시초소와 망루를 세웠다.

회령 일대는 2019년에 이미 거의 전역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었고 5개의 감시초소가 있었다. 2022년 4월에 촬영된 사진에 의하면, 그때 이후 북한은 169개의 감시초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9.2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에 철조망을 한 줄 더 추가하고, 9.5킬로미터에 걸쳐 기존 철조망을 보완했다.

HRW는 “회령시는 공식 및 비공식적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공식 세관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회령시는 2016년 여름 대홍수 이후 재건된 강둑을 따라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감시시설이 조밀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강이 비교적 얕아 특히 1990년대에 국영 경제가 붕괴된 이후 불법적인 국경 횡단과 밀수, 비공식 교역이 이루어져왔다”고 했다.

회령시에서 무역과 밀수를 했던 탈북민 5명과 2013년 이후 탈북한 전직 북한 관료 2명은 2011년에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회령시의 보안활동이 강화되었고, 2013년 무렵에는 많은 소규모 상인들이 더 이상 밀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HRW는 전했다.

HRW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돕는 단체 세 곳으로부터 2020년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 지원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국경을 넘나들면서 밀수를 했던 탈북민 5명은 2020년 2월 이후 어떤 물건도 일체 밀반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이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송금 브로커 10명 중 단 1명만이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HRW에 따르면 2020년 2월에 북한 당국은 회령시에서 국경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회령시 일대의 위성 사진을 보면 2020년 11월부터 HRW가 분석한 위성사진의 가장 최근 촬영 일자인 2022년 4월까지 새로운 감시 시설들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HRW는 “두만강변을 따라 설치된 기존의 철조망은 1.5킬로미터 간격으로 있던 기존의 망루에 새로이 50미터 간격으로 감시초소를 설치해 한층 보강했다. 순찰 도로도 정비하고 폭을 넓혔다”며 “어떤 부분은 갓길과 교량을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이 크게 추가되었다. 2020년 11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두 번째 철조망이 기존 철조망을 따라 15~600미터 간격으로 설치되어 사실상 완충지대가 만들어졌다. 그만큼 조밀하지는 않지만 이 두 번째 철조망을 따라 감시초소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HRW는 “2020년 1월에 북한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국경을 폐쇄했다. 북한 당국은 출입국을 거의 전면 금지하고, 거의 모든 공식 교역을 차단했다”며 “또한, 허가없이 국경을 넘어 중국과 비공식 교역을 하는 행위를 엄격히 단속했는데, 일반 주민들에게는 그러한 교역이 거의 모든 식량과 생필품을 얻을 수 있는 주된 통로였다. 2020년 8월에 북한은 또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국경지역에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허가없이 출입하는 자는 ‘무조건 총살’하라는 지령을 내렸는데, 이 지령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현재 필수인력이나 공식 허가증이 있는 사람과 승인 물품으로만 국내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2020년 이후 식량과 생필품의 북한 반입이 중단되고 물품의 국내 이동이 제한되면서 생필품 부족사태가 유발됐다”고 했따.

윤리나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식량과 기타 물품의 수입 및 유통을 전면 통제하는 체제로 복귀했다”면서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잘 알고 있듯이, 국가 주도의 식량과 생필품 보급은 억압을 강화하고 기근과 같은 재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HRW는 “북한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과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등 핵심적인 국제인권조약들을 비준했다”며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일상적으로 그러한 조약의 규정들을 위반하며, 인권 의무를 증진, 보호, 존중, 또는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4년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의 보고서에서는 북한 관료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하고 고의적으로 장기적인 기아상황을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속히 만나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문제 등 북한의 인권상황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결의안을 도출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전세계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주시하고, 기록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정권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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