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상임대표 이상원)가 ‘안락사는 존엄한 죽음인가?’라는 주제로 27일 저녁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생명윤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협회 측에 다르면 지난 2016년에 제정되고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에 의해 현재 법적으로는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만이 허용되고 있으며, 이는 의료계와 법조계, 종교계, 정부 등 대다수 국민이 동의한다.

하지만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연명의료결정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우리 사회에 안락사 논쟁의 불을 다시 지폈다. 안 의원 등은 제안이유에서 “말기환자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담당의사의 조력을 받아 자신이 스스로 삶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를 도입함으로써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증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안락사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락사를 전략적으로 미화하기 위해서 ‘존엄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이제는 ‘의사조력자살’을 미화하기 위해서 ‘조력존엄사’라는 말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조력존엄사’라고 지칭하는 ‘의사조력자살’은 의사가 환자의 자살을 돕는 것이며, 결국에는 안락사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촉매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발제는 장보식 변호사(법무법인 한중)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의료 분야에서 문지호 원장(명이비인후과), 법률 분야에서 연취현 변호사(법률사무소Y 대표), 신학 분야에서 이길찬 목사(새길교회)가 했다.

“일단 안락사 허용되면 기준 무너져”

문지호 원장은 “어느 나라나 안락사를 도입하기 위해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말기환자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환자 중,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로만 한정하여 안락사를 허용하기로 하고 법안이 마련된다”며 “하지만 일단 안락사가 허용되면 기준은 무너진다”고 했다.

그는 “2001년부터 안락사 및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한 네덜란드를 예로 들면, 말기환자로 국한했던 기준을 2018년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로 범위를 확대했고, 2020년에는 중증 치매와 본인이 희망했다고 보기 어려운 12세 미만 불치병 어린이에게까지 안락사를 허용했다”고 했다.

문 원장은 “아무리 엄격하게 시행하더라도 안락사로 한번 열린 문은 더 많은 사람을 안락사 대상으로 끌어들인다”며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생명권 침해는 그 자체가 본질적 내용 침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발제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장보식 변호사(좌장), 문지호 원장, 연취현 변호사, 이길찬 목사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이어 법률적 관점에서 발제한 연취현 변호사는 ‘조력존엄사’와 관련한 법률적 쟁점 중 먼저 헌법상 생명권에 대해 “자살교사·방조를 처벌하는 국가에서 생명권에 죽음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생명권은 그 자체가 본질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권리”라며 “생명권에 대한 침해는 그 자체가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연 변호사는 또 △환자의 의사결정능력 판단의 문제 △말기질환 여부에 대한 오판의 문제 △수용하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의 측정기준의 문제 △정신적 고통의 배제 문제 △경제적 이유로 강요당하는 선택의 문제 등을 법률상 제기될 수 있는 의문으로 꼽았다.

연 변호사는 “최근 정치의 흐름이 입법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으로만 흐르고 있는데,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까지 외면하고 있는 행태는 몹시 안타깝다”며 “법률 제정 후에 부작용을 수정한다면, 이는 엄청난 사회적 대가를 치른 다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연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대한민국 국회가 국가와 국민의 먼 미래를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하여 좋은 입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며 “적극적 안락사를 도입하자는 입법 논의가 과연, 국민들의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법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했다.

“죽음과 고통 회피하려는 게 능사 아냐”

끝으로 신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이길찬 목사는 “우리 인간은 죽음을 앞에 두고 죽음 속에 살아가는 존재며,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대부분 사람이 상당한 고통을 겪는다”며 “이것은 타락한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죽음과 고통을 회피하려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의연하게 죽음과 고통을 껴안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의연하게 죽음과 고통을 껴안는다는 것은 자신의 연약함과 존재론적인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며,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감사하며 사는 것이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도 인생과 죽음과 고통의 문제를 하나님께 의탁하는 자세로 사는 것이며,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거나 단축하지 않고 순리대로 자연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나이와 건강 상태를 봤을 때 누가 봐도 이제 하나님께서 생명을 거두실 때가 되었는데 더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거나 집착해서는 안 되며, 또 아직은 더 살아야 하고 살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데 성급하게 생명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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