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회 총회 설립 11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국장로교회 총회 설립 1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장로교 총회 설립 1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26일 오후 서울 충현교회 베다니홀에서 진행됐다. 올해 장로교 총회 110주년을 맞아 장로교의 성경적 기원과 총회의 역사를 고찰하는 자리였다.

한국 장로교회는 1907년 ‘조선예수교장로회 독노회(獨老會)’가 조직돼, 당시 일곱 명이 목사안수를 받음으로 시작됐다. 그 후 5년이 지난 1912년 9월 1일, ‘조선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으로 한국장로교회 총회가 설립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이경직 박사(예장 백석)의 사회로 황연식 목사(예장 호헌)의 기도 후 이희성 박사(총신대 신학대학원), 이상규 박사(백석대 석좌교수), 연규홍 박사(한신대)가 발제했다. 논찬은 안교성 박사(자신대), 박상봉 박사(합동신대), 장세훈 박사(국제신대)가 맡았다.

“한국 장로교회, 성경적 장로교 원리 재발견해야”

먼저 ‘장로교의 성경적 기원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희성 박사는 “장로정치는 장로로 구성된 장로회가 교회를 운영하는 정치체제”라며 “교회의 권세가 전체 교회에 있음을 믿고 직분자들의 평등성을 바탕으로 한 대의정치를 골격으로 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장로교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믿고 예배하며, 교회를 다스려야 한다는 신학적 전제에 기초해 생겨난 제도”라며 “따라서 우리는 장로 제도의 원형을 성경을 통해 고찰하고 이 원형을 기초로 하여 장로교의 본질과 정체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나아가 바른 장로교 정치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로 직제는 구약의 장구한 시대를 거치면서 결코 폐지되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신약에서는 구약의 장로교 원리가 기독교 교회에 적용이 되었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사도들을 세워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며 교회들을 세우게 했다. 사도들은 각 지역의 교회를 개척하고 장로들을 세워 교회를 돌보게 했다”했다.

이 박사는 “장로교회는 장로회를 통한 대의정치를 실현하며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를 운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로교는 성경에 기원을 두고 있지 역사적 산물이 아니”라며 “비록 한국의 장로교회가 장로 제로 인해 여러 문제점들을 품고 있지만 장로 제도는 분명히 성경적인 제도”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 교회 안의 모든 직분은 결국은 교회의 왕이시고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에서 나왔다”며 “이 모든 직분은 섬김과 봉사로 부름받은 직분이다. 여기에는 계급적인 위·아래가 있을 수 없다. 한국 장로교회는 성경적 장로교의 원리를 재발견하고 급변하는 시대에 교회의 연합된 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구조 계급화, 과도한 교권 행사 등 나타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상규 박사는 ‘한국장로교 총회 조직 110주년, 역사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특히 장로교회 구조의 계급화와 분열 문제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박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장로교는, 중세적 계층구조를 반대하는 성격과 교회의 자율과 독립을 강조하는 이중적 성격이 있다”며 “로마 가톨릭의 중세적 계층구조를 부정하는 가장 안이한 방식은 회중교회와 같은 개 교회주의를 택하든가, 아니면 교직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소위 자유교회(free church)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로교회는 제도적으로 이런 양 극단을 지양한다. 즉 교회의 계층화를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 교회주의나 자유교회적 경향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장로교의 역사와 전통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장로교회는 앞의 양 극단의 형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천주교와 같은 교회구조의 계층화와 교권이 행사되고 있는가 하면, 그 반대적 경향, 곧 개교회적 경향도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특히 한국의 장로교회가 감독교회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뿐만 아니라 노회, 총회가 권력화 되어 교권을 행사하는가 하면 정치집단화 되어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개교회적 경향은 따지고 보면 교회 구조의 계급화, 과도한 교권 행사 혹은 교회 조직에서의 정치집단화에 대한 반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분열’에 대해선 “한국 장로교회는 피선교지에서 유례가 없는 급성장한 교회지만 동시에 과도하게 분열된 교회로 알려져 있다”며 “지난 110년의 총회 역사는 성장의 역사인 동시에 분열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성장하면서 분열하고 분열하면서 성장해 왔다. 거듭된 분열을 거쳐 현재는 약 250여 개 교단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오늘 우리는 분열된 장로교회의 현실을 사실상의 현실로 받아드리고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연합하기를 힘쓰는 것이 심각한 분열로 나누어진 우리 시대 교회에 주어진 사명일 것”이라고 했다.

“교회 일치 운동 최우선 과제는 통일”

이날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연규홍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의 주체적 형성과 교회일치의 실천적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연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는 반봉건-개화와 반외세-독립이라는 민족사적 과제를 선교의 소명으로 삼아, 교육과 의료 그리고 사회 선교 활동을 전개하면서 한국 사회에 중요한 가치체계와 윤리의식을 제공하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제의 식민지 종교 정책은 선교사들의 한국 교회자치 정책(Self Governing)을 제한하고 한국ㅜ장로교회의 주체적 자기 형성의 노력을 방해하거나 무효화시켰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장로교회는 1937년 일제의 신사참배 정책에 어이없이 무너졌으며 미완의 해방, 그리고 미소의 분할 통치가 나타난 1950년대 첫 교파 분열을 겪었다”며 “이후 2018년까지 개신교 교단은 총 374개,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단명인 곳만 총 286개로 분열의 분열을 거듭해온 것”이라고 했다.

연 박사는 “즉 한국 장로교 분열의 원인과 민족 분단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현재의 분단 시대를 살며 미래의 통일 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의 한국 장로교회라면 교회 일치 운동의 최우선 과제는 바로 민족사적 과제인 통일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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