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히 대상 제한해도 생명 경시 현상 불가피
가난한 이에겐 ‘죽을 권리’가 ‘죽을 의무’ 될 수도
반인륜적이고 생명 경시 촉발하는 비윤리적 법안”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이명진 소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 ©기독일보 DB
복음법률가회(상임대표 조배숙)와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가 “조력존엄사법 제정 시도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두 단체는 성명에서 “2022년 6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조력존엄사법안을 발의했다. △말기환자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환자 중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하자는 법”이라고 했다.

여기서 언급된 조력존엄사법안은 안 의원이 지난 6월 15일 대표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말한다. 두 단체는 그러나 “고통을 끝내기 위해 목숨을 끊게 한다는 위험한 안락사 법안의 제정 시도를 반대한다”고 했다.

그 이유로 “첫째, 법안에 조력존엄사라는, 정의가 안 된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며 “이미 세계적으로 의사의 조력을 받아 치사량의 약물을 투여하여 자살하는 행위를 의사조력자살(Physician-assisted suicide)이라고 부른다. 법안에서도 의사에 대해 ‘자살’방조죄 적용을 배제한다고 함으로써(안 제20조의7) 이 행위는 ‘자살’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자살 대신 존엄사를 사용하여 자칫 자살이 존엄하다는 개념과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 존엄사라는 단어는 정의가 되지 않아 쓰는 사람마다 제각각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안락사법을 발의하면서 혼동을 일으키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꼽았다.

이어 “둘째, 안락사는 어떤 형태도 허용하면 안 된다. 아무리 엄격하게 대상을 제한한다 해도 생명 경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미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들도 처음에는 엄격히 대상을 제한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이라는 주관적 척도로 죽음의 권리를 인정하고 나면 안락사의 허용범위를 한정 지을 수가 없게 된다”고 했다.

두 단체는 “법 실행 초기에는 말기환자의 신체적인 고통으로 제한했지만 곧 말기가 아닌 사람들의 정신적인 고통도 포함시키게 되었다. 또한 본인의 희망 의사가 있는 경우로 제한했지만 곧 자기 의사를 표현 못하는 치매 노인이나 식물인간 상태, 불치병에 걸린 영유아들에게까지 안락사 대상을 계속 넓히게 되었다”며 “일단 안락사가 허용되면 너무나 쉽게 생명의 종결을 결정하는 생명 경시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안락사는 시작을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셋째, 고통 때문에 죽음을 희망한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안 의원실이 공개한 법안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지 찬성자의 13%만 고통 때문에 안락사를 찬성한다고 했다”며 “아무리 자기결정권이라는 미명으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해도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 가족에게 어려움을 주는 것에 대한 부담, 사회적으로 의미 없는 인생은 죽는 것이 낫다는 압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법안이 허용되면 고통과 무관하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죽음에 내몰릴 위험이 커진다.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더 살고 싶었을 사람들에게는 ‘죽을 권리’가 ‘죽을 의무’로 둔갑하게 된다”며 “자기결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들에 대한 대리 결정까지 허용된다면, 가난한 환자의 고통 경감을 위해 죽여달라는 보호자들의 요청이 늘어날 것이 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반인륜적이고 생명 경시를 촉발하는 비윤리적인 법안이다. 차후라도 선의를 가장하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경시하는 무책임한 법안 제출은 재발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안규백 의원의 법안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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