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 ‘북한’, 왜 심각하고 중대한 과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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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북한의 기독교 박해’ 다뤄

“북한이 말하는 반쪽짜리 기독교와 신앙의 자유를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에 면죄부 주고 인권을 쇠퇴시키는 결과 낳을 것”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인 월드워치리스트(WWL·World Watch List)에서 올해도 예상대로 북한이 1위를 차지했다. 북한은 20년째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독교 박해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고,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계속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를 맞아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는 월간지 ‘북한개발소식’ 1월호 권두칼럼에서 ‘북한의 기독교 박해’를 주제로 북한에서 일어나는 박해의 경향과 현 실태, 대응 등을 소개했다.

북한은 김 씨 3대에 대한 강력한 우상화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북한의 종교 자유와 기독교 현황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장과 관점은 존재한다. 북한선교연구소는 “일각에서는 북한 내 기독교 탄압이 줄어들었거나 중단됐다, 북한에 종교 자유가 있으나 단지 북한 주민이 종교 활동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거나 한국전쟁 이후 기독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때문에 기독교인이 매우 적다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며 “한편에서는 북한 정권의 폭압적 행태로 북한 내 기독교는 멸종하였다는 식의 이해를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조그련이 비록 국가 단체이나, 구성원이 기독교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고 동원되어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믿음을 가지게 될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한다고 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봉수교회, 칠골교회 성도들에 대해 “당성이 투철한 핵심계층에서 뽑혀왔고, 대외적 선전을 위해 일요일에 교회에 동원되었는데 놀랍게도 이들이 믿음이 생기고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등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고 했다. 이에 “당은 봉수교회 주변 아파트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주변을 감시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강력한 국가의 통제와 내부 감시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북한선교연구소는 “현 시점, 선교 현장에서 느끼는 북한의 박해는 안타깝게도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며 “선교와 관련이 없는 학술 연구를 통해서도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사실은 계속 확증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산하 교회와 가정 모임 등을 바탕으로 약 1만5천 명의 기독교인이 있다고 보고한다”며 “하지만 조그련과 공인 신자조차도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실천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북한의 보통 주민이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더욱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게 한다”고 말했다. 여러 연구에서도 보통의 북한 주민은 ‘북한에 종교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며, 오히려 ‘극심한 박해를 받는다’고 인식하고 기독교 박해 사례도 일부 단체나 소수의 극단적 상황을 경험한 이들의 주장이 아닌, 광범위한 증언과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옛 성경책. 북한에서는 성경책을 소지하거나 배부하는 것이 적발될 경우 실종되거나 심하면 처형을 당한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발표하는 ‘북한인권백서’ 역시 북한이 사실상의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으며, 개인 차원의 신앙을 철저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선교연구소는 “이 백서의 2020년 판에는 기존 박해 사례 외에도 최근 탈북한 북한이 탈주민의 증언을 바탕으로 최근 발생한 종교박해 사례가 추가적으로 제시되었다”며 “2018년 평안남도 평성에서 성경 소지를 이유로 2명이 공개 처형당하는 것을 목격한 증언이 있었고, 같은 해 4월에 친척이 성경책을 주민에게 배포하다가 보위성에 적발되어 관리소(완전통제구역)에 보내졌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탈북자들 중 중국 등 제3국에서 기독교를 접촉한 사람에게는 처벌이 더 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북한선교연구소는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출간하는 ‘북한종교자유백서’ 역시 누적된 탈북자 1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의 종교 자유가 계속해서 침해당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북한에 보편적인 종교가 사라지고 주체사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며, 종교의 자유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했으며 “확인된 1,411여 건의 종교박해 사건을 통해 볼 때 대부분 희생자가 정치범수용소나 교화소에 구금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침해 유형은 사망, 실종, 강제 이주 등으로 종교박해사건과 연루되면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는 것이다.

영국 기반 북한인권NGO인 한국미래이니셔티브는 작년 10월 ‘신앙에 대한 박해: 북한 내 종교의 자유 침해 실태’에 대한 보고서에서 7개월이 넘는 기간 종교의 자유 침해 생존자, 증인 및 가해자를 대상으로 117건의 인터뷰를 진행하여 총 273명의 종교 자유 침해 피해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215명은 기독교인이었고, 피해자 중 76명은 현재까지도 구금된 것으로 추정했다.

감옥에서 기도하고 있는 북한 성도(영국오픈도어가 실제 상황을 연출하여 촬영한 사진). ©한국오픈도어

북한선교연구소는 “연구 단체들의 조사 외에도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선교 현장에서는 매해 신앙을 이유로 큰 환란을 겪는 북한 성도들의 소식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여전히 비밀 예배처소에 대한 추적 및 습격이 이루어지고 성경책 소지 및 예배 등 종교 활동이 적발될 경우 실종되거나 심하면 처형되기까지 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선교연구소는 북한의 ‘종교에 대한 정책 및 태도 변화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있으며, 일련의 기독교 박해 사례는 ‘북한이 인정하는 기독교의 정의’에 대한 의문도 낳는다고 주장했다.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는 북한이 내세우는 종교시설에 대해 대외선전용으로 활용되어왔다고 기술한다”며 “평양 이외 지역에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이 존재하지 않고, 그 운영도 외국인 기독교인 방문자들이 부활절 등 절기를 맞아 사전협의 없이 예배당을 찾았을 때 교회 문이 닫혀있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의혹이 있는 등 연출된 모습이 보인다는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엔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이 선언에 나와 있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제2조),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제18조)고 선언하지만, 북한 당국의 종교 정책이 세계인권선언이 이야기하는 자유를 보장하는지 생각해볼 때 “오히려 종교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북한선교연구소는 “북한 당국의 허가 없이 성경을 소지하거나 배포하면 처형이나 종신형에 준하는 처벌을 가한다면, 당국이 성경 소지나 배부를 매우 위중한 반동, 반혁명적 행위로 간주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바탕이요 기초가 되는 성경을 마음대로 소유하거나 읽을 수 없게 하면서 (북한 당국이) 신앙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기독교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보통의 기독교인이 북한이 주장하는 종교 자유나 조그련 활동에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기독교 신앙의 자유는 순수한 이슈,
세상에서는 정치 의도나 외교 카드로 인식되기 일쑤
같은 민족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북한 성도들과 한 몸 된
남한 교회에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중대한 과제”

그렇다면, 북한의 기독교 박해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북한선교연구소는 “조그련 등 단체를 통해 일부 공식 교회와 신자들이 비록 국가 통제 아래 있지만, 그 성도들은 기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거나 신앙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북한에 기독교 신앙의 자유가 있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면서 성경 소지나 배부, 신앙을 가진 이유로 투옥, 고문, 심지어 순교의 각오를 해야 하는 북한의 현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이 이야기하는 반쪽짜리 기독교와 신앙의 자유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에 면죄부를 주고 인권을 쇠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북한의 종교 박해, 특히 기독교에 대한 박해에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의 태도가 변화할 수 있도록 평화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듯 인권 개선, 신앙의 자유를 위한 대화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선교연구소는 “정책결정자들의 공식적이고 권위 있는 외교적 대화 가운데 비핵화뿐 아니라 신앙의 자유 등 인권 관련 주제가 다루어지면 좋지만, 가능한 대로 민간 차원에서의 종교적 교류도 시도해봐야 한다”고 했다. 국제적인 인권 압력도 계속해서 가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과 관계하는 주요 국가들의 입장과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국제 사회에서 평판과 꼭 필요한 정치적 협의를 위해 북한 정부가 약간이나마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 박해를 완화하는 효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선교연구소는 “비록 북한 체제와 사상의 경직성으로 인한 한계로 제대로 된 자유의 증진은 기대하기 어렵다 할지라도 평화적인 북한의 종교의 자유 개선을 위한 직간접적인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한국 성도들에게는 “고난 중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잊지 않고 계속된 관심과 기도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북한의 기독교 신앙의 자유 같은 순수한 이슈가 세상에서 정치적 의도나 외교 문제 속의 한 가지 카드로 인식되기 일쑤이지만, 같은 민족으로서, 또 그리스도 안에서 북한 성도들과도 한 몸 된 우리 남한의 교회에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심각하고 중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을 향한 신실함을 지키며 생명을 잃을 각오 가운데 사는 북녘의 성도들이 있음을 기억하며, 2021년을 맞는 지금 이분들을 위해 우리의 관심과 기도가 다시금 뜨겁게 타오르길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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