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적 세계관은 신을 부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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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신앙의 심층 깊은 토론…창조론오픈포럼 개최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 겸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덕영 박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3일 오전 9시 반에 노량진 신성교회에서 창조론 오픈 포럼이 열렸다. 먼저 조덕영 박사가 ‘사도 바울의 창조신학’이란 주제로 발제를 전했다. 그는 “바울의 서신서는 자연계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창조 신앙을 말했다"며 "가령 로마서 1:20를 통해, 자연 세계에 하나님의 형상이 깃들어 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롬 1:20)

또 그는 "바울은 히브리인 정통 바리새파이기에, '여호와 하나님이 유일한 창조주'라는 유대교 신앙을 견지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유대교 전승은 창세기와 모세 율법에 기인 한다”며 “그래서 바울은 ‘인간이 하나님 앞에 하나님을 몰랐다고, 변명하고 핑계할 수 없음’을 강변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존 칼빈도 자연과 우주를 하나님의 자기 계시로 보고, 창조 세상에 대해 '하나님이 주신 책’, ‘휘황찬란한 극장’으로 표현할 정도였다”며 “그에게 피조세계란 하나님의 지혜를 발견하는 훌륭한 도구”라고 했다. 이어 그는 “히브리인이자 바리새파인 바울은 유대 창조 신앙을 그리스도와 연결지어, '세계 창조에 적극적 역할을 담당했음'을 역설했다”고 밝혔다.

“만물이 그에게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보좌들이나 주관들이나 정사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골 1:16)

아울러 그는 “바울은 자연계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창조사역에서, 더 나아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준비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새 창조 신앙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새 창조 신앙을 놓고, 그는 “바울은 그리스도가 재림하실 때 모든 피조물들이 허무함의 종살이에서 해방돼, 하나님 자녀들은 이윽고 영광의 자유에 이르게 됨을 강변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 과정 속에 모든 피조물은 탄식하며, 함께 고통 중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롬 8:18-22)

이 대목에서 그는 자연계시와 자연신학을 분리시켜, “자연계시에 대한 부정도 긍정도 옳지 않고, 적절한 균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는 “자연계시란 자연 속에 하나님 신성이 깃듦을 인정함으로, 성경과 복음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더 알아가는 도구일 뿐”이라며 “곧 ‘예수가 그리스도이자, 전능한 창조주’라는 구속 계시를 향한 연결 고리”임을 강조했다.

반면 그는 “자연신학은 성경을 배제하고 자연은총 안에서만 복음을 찾으려는 것”이라 지적했다. 하여, 그는 “자연계시 만으로 하나님을 증거 할 수 있단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게 심화되면, 종교 다원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주의했다. 일례로, 그는 “종교 다원주의 신학자 존 힉(John Hick)은 신적 계시로서의 성경을 포기하고 자연종교로 돌아감을 주장했다”며 “뿐만 아니라, 카톨릭도 현재 다른 종교에 구원이 있음을 은연중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자연계시를 부정하는 신학적 흐름도 주의해야 함”을 말하며, 대표적 예로 칼 바르트를 제시했다. 그는 “이신론의 영향으로 ‘자연에 의존하는 신학이 계시를 뒷받침하기보다 희생시켜 왔다’는 생각이 20세기 전반의 신학을 지배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그는 “많은 20세기 신학자들은 자연 신학이라는 불충분성 때문에, 도리어 자연계시의 유용성조차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그 중 칼 바르트는 자연계시의 유용성을 극단적으로 부정한 대표적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이에, 그는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McGrath)의 반론을 인용하며, “바르트가 스스로가 개혁신학 전통에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며 “또, 바르트는 칼빈이 자연계시에 대해 반대 입장이 아닌, 어느 정도 긍정했음을 묵과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끝으로 그는 “사도 바울은 기독교 신앙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유대교 창조 신앙을 그리스도 구속 신앙의 완성을 위한 기초석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그는 “바울은 자신의 창조 신앙을 통해 복음을 모르던 이방인들에게 효과적인 전도 도구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전 경북대 물리교육과 교수 겸 벤쿠버세계관대학원 양승훈 교수, 창조론 오픈 포럼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양승훈 박사의 ‘진화의 세 가지 층위’라는 발제도 있었다. 경북대 물리교육과 교수(1983-1997)를 역임하고, 현재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이자 쥬빌리채플 담임목사로 재임 중이다. 2007년부터 조덕영 박사와 함께 ‘창조론 오픈 포럼’을 창립해 공동대표로 있다.

강연 서두에서, 그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의 말을 빌려 “넓은 의미에서 진화는 시간에 따른 변화이며, 큰 틀에서 보면 진화는 경험적 데이터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우 교수가 말한 ‘경험적 데이터’란 관찰된 사실”이라며 “물론, 실험 데이터를 통한 합리적 분석을 통해, 결과를 추론하려는 노력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아무리 합리적 추론이라 해도, 여전히 추론일 뿐 확정적 진리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종학 교수를 재차 인용해, “흔히 진화론이라는 말로 단순히 표현하지만, 이 말 안에는 진화와 진화이론, 그리고 진화주의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개념이 뒤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이것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에도, 구분해서 논의를 하지 않는데서 1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창조론-진화론 논쟁뿐만 아니라, 창조론자들 내부에서도 진화라는 용어에 대한 분명한 구분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진화라는 개념을 넓게 소진화와 대진화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소진화는 단기간에 종(種)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변이(Variation)”라고 전했다. 반면 그는 “넓은 의미에서 대 진화는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유전학자인 골드슈미트(Richard B. Goldschmidt)를 인용해, “소진화는 종 내에서의 변이로서 지금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라며 “이미 실험으로서 충분히 증명된 사실로 지위를 획득했다”고 긍정했다.

다만 그는 “종(種)간의 진화를 통해 오늘날 다양한 생명세계가 단세포 생명체에서 시작됐다는 대진화는 여전히 논리적 추론의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진화론자들 중 화석이나 발생학적 유전체 연구로 진화를 증명하려 하지만, 이는 ‘추론’일뿐 ‘진화’를 직접적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더불어 그는 “다윈도 ‘종의 기원’을 출간할 당시 대진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화석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의 저서에서 분명히 언급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과학자들은 종래 종(種)간 진화를 증명하기 위해 화석을 주로 탐구했었다”며 “이 마저도 현재 충분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그는 “진화학자들이 자신 있게 제시하는 증거로 유전체 연구 영역”임을 말하며 “이 또한 논리적 추론 일뿐 확정적 진리는 아님”을 비판했다. 가령 그는 “TWU 생물학과 베네마 교수는 ‘인간과 침팬지가 유전자와 그 배열이 98%로 정도 비슷하다’는 사실을 놓고, ‘이들이 같은 진화조상을 가졌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밝혔다.

또 그는 베네마 의견을 재차 인용해, “닭과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알에서 노른자를 만드는 비텔로게닌스(Vitellogenins) 유전자를 발견함으로 진화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실험 데이터로 닭과 사람이 공통조상을 가졌음을 증명하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그는 “그것을 같은 조상에서 유래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비텔로게닌스(Vitellogenins) 유전자가 필요해서 처음부터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같은 실험 데이터에서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밝혔다. 다만 그는 “인간에게 왜 비텔로게닌스(Vitellogenins) 유전자가 존재했는지 뚜렷한 이유를 아직 모를 뿐”이라며 “이를 겸허히 인정하지 않고, 공통조상이라는 진화론을 도출하는 건 성급하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그는 “태생동물도 난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알 혹은 난자가 존재 한다”며 “수정란이 체내에서 성체로 자라는가, 체외에서 자라는지의 차이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덧붙여, 그는 “비텔로게닌스(Vitellogenins) 유전자 존재는 공통조상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지만, 한 설계자의 존재 증거로도 충분히 추론될 수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같은 데이터나 관찰 사실을 놓고,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추론할 수 있다”며 “실험데이터에서 진화 가설을 확정적 진리로 단언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경계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별자리 유비를 사용해 논리적 추론을 하나의 사실로 확정시키는 태도를 재차 지적했다. 그는 “북두칠성이 포함된 큰곰자리는 별자리들을 연결하고 선을 중심으로 곰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그려 넣었기에 곰처럼 보일 뿐”이라며 “그러나 실제로 별자리에 속한 별들이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가령, 그는 “북두칠성의 일곱 별들은 지구로부터 58광년에서 124광년 사이 흩어져 있다”며 “지구에서 볼 때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실제로 별들 사이 거리는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생물학적 데이터라 가정한다면, 그 위에 특정 물건이나 짐승의 모습을 덧씌운 것을 생명세계에 대한 진화적 해석이라 볼 수 있음”을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해 추론한 진화는 하나의 해석 틀이지 진리는 아니”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는 “논리적 추론은 반드시 하나만 존재하는 건 아니”라며 “진화론자들이 자연의 데이터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바를 허용하지 않는 건, 여기에 이데올로기적 동인이 개입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진화론은 1차 데이터에서 해석을 경유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간접추론에 해당 한다”며 “결국 진화가 간접추론이라면, 불가피하게 세계관에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진화론적 세계관은 ‘신을 부정하고, 자연 스스로 자발적 작용으로 발전함’을 담고 있다”며, 미국 고생물학자 심슨의 말을 인용했다.

“인간은 신을 마음에 두지 않았던 무목적적이고 유물론적 과정의 결과이다. 그는 계획되지 않았다. 그는 물질의 한 상태이고, 생명의 한 형태이며, 동물의 한 종류이고, 영장 목에 속한 한 종류이며, 실제로는 모든 물질적인 것에 연결되어 있다”(George Gaylord Simpson, 'The meaning of evolution', p.344)

따라서 그는 “이러한 진화주의는 관찰 사실 혹은 논리적 추론으로서 진화와 구별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진화주의는 다른 이데올로기의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가령, 그는 미국 교육학자 존 듀이를 빌려, “‘종의 기원’은 하나의 사고방식을 도입해, 결국 지식의 논리, 나아가 도덕과 정치, 그리고 종교를 변화시키게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오스트리아 철학자 칼 포퍼를 빌려, “다윈주의는 검증할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연구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진화주의는 후에 히틀러의 나치즘이 실행한 우생학적 인종 청소에 의해 악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히틀러의 우등인종에 대한 신념은 다윈 진화론의 핵심인 적자생존(適者生存)에 근거 한다”며 “이는, 6백만 명의 유태인을 학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창조론자 윌드스미스를 빌려, “나치 사상과 이론의 중심 강령 중 하나는 진화론 이었다”며 “나치는 모든 생물학적 주체들이 상향(上向) 진화하는 것으로 믿었고, 더디게 진화한 유형들은 실질적 멸종돼야 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했다. 이른바, 자연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태인과 ‘흑인’들은 학살하려는 나치의 우생학적 정책에 명분을 더하게 된다.

또 그는 골드 스타인(G. Stein)을 빌려, "나치즘의 독특한 특징은 사회정책에 진화론을 실질적으로 적용했다“며 ”다윈의 자연선택 사상은 나치의 인종주의를 정당화하고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그는 “나치의 대학살 배경에는 우생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우생학은 한 종 안에 다양한 개체가 존재하는데, 유리한 특성을 지닌 개체들이 더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화론적 신념에 기반 했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히틀러는 우생학적 인종 정책으로 우등한 아리안 족을 중심으로 차별화 되고 특출 난 종족을 탄생시키려 했다”며 “반면, 열등한 흑인과 유태인은 제거의 대상 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창조론 오픈 포럼에는 다른 강연자들의 발제도 있었다. 허정윤(케리그카 신학연구원)은 ‘창세기의 ’욤‘과 ’라키아‘의 현대적 해석’, 유재일(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성경적 창조론 선언문에 대한 이해와 비판’, 서민수(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은 ‘성결운동과 진화론, 그 만남의 역사와 대응’, 김형석(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은 ‘영화 마녀의 과학적 세계관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평가’, 박찬호(백석대학교)는 ‘찰스 핫지의 창조론’, 김예원(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은 ‘신 무신론자 4인에 관한 비판’을 각각 발제했다.

(왼쪽부터) 2번째 조덕영 박사, 4번째 녹색성장위원회 김정욱 위원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 5번째 양승훈 박사©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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