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3.1운동, 일제 억압·불의 용납 못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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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 3.1운동 100주년기념위원회, '3.1운동 99주년 기념예배' 개최
남대문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3.1운동 100주년기념위원회' 주최 '3.1운동 99주년 기념예배'를 마치고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는 참석자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3.1절 하루 전 28일 저녁 7시, 남대문교회에서는 '한국기독교 3.1운동 100주년기념위원회' 주최로 '3.1운동 99주년 기념예배'가 열렸다.

"3.1운동과 한국교회"란 설교에서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는 "한국교회가 정치적 색채를 띤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는, 교회에 대한 일제 탄압의 항거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제 억압과 불의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유경재 목사는 "한국교회가 3.1운동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적극 찬동한 것이 교회 인사들 이었다"고 말하고, "이를 신학적으로 옳으냐 그르냐를 따졌다면 당시 신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3.1운동의 무모함과 비현실성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통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3.1운동이 "처음부터 정치적 운동이 아닌, 일제 억압과 불의에 대한 비폭력 저항운동 이었다"고 말하고, "합리적 사고를 하는 자들에게는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어리석은 십자가를 짊어졌다"면서 안동교회·승동교회 등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3.1운동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3.1운동을 통해 독립 이루지 못했지만, 한국교회는 억압과 압제에 항거하는 것이 본질상 신앙의 잘못이 아니란 전통을 세웠다"면서 "미국교회도 이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고 했다. 더불어 "3.1운동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불의와 타협하지 말고 모든 압제와 맞서 싸울 것을 가르쳤다"면서 "민족에 대한 것을 넘어 모든 악에 대한 항거요 불의에 대해 타협하지 않음, 그것이 3.1운동의 정신 이었다"고 했다.

유 목사는 "3.1운동으로 인해 교회가 많은 박해와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십자가는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라며 "역사를 보면 3.1운동은 놀라운 전통으로 우리 인식에 뚜렷하게 뿌리내리고 자리 잡았다"고 했다. 3.1운동으로 말미암아 임시정부가 시작됐고, 그 시대 제국주의적 사고에 도전한 세계사적 의의가 있으며, 이후 민주화 운동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목사는 "3.1운동 이후 시간 지나면서 한국교회가 그 당시 자유 정의에 대한 정신을 잃어버리고, 자기 확장과 교권다툼에 빠져들었고, 그 후 분열에 분열을 거듭했다"고 지적하고, "3.1운동 기념하지만, 목숨을 아까지 않았던 신앙 선배들의 용기와 신앙 앞에 우린 부끄러움을 갖게 됐다"면서 "이날을 기념하면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분명한 역사의식을 갖고, 오늘 이 시대를 지배하는 모든 불의와 억압에 도전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잠시 환란을 두려워 말고, 미래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불의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신앙인의 자세를 갖추게 될 때, 99년 전 용감하게 일어났던 불의에 항거했던 신앙의 선배들을 부끄럽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을 길이 기억하면서 그날 주는 우리의 교훈 깊이 간직해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황선엽 사관(NCCK 교회일치와협력위원회 위원장, 구세군역사박물관장)의 인도로 열린 예배에서는 장윤원 권사(남대문교회)가 선언서를 낭독했고, 김낙환 목사(기감 교육국 총무)가 기도하고 오상열 목사(예장)와 김영철 교수(3.1운동100주년기독인선언 준비위원), 정현범 목사(기감), 윤경로 장로(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 상임의장), 김기리 사제(대한성공회), 황진 이사장(한국YMCA전국연맹), 홍요한 목사(기장), 한영수 회장(한국YWCA연합회) 등이 성경과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또 서민영 간사(한국YMCA전국연맹)와 김혜린 간사(한국YWCA연합회), 백승훈 회장(기감 청년회 전국연합회) 등이 함께 드리는 기도를 드렸으며, 이홍정 목사(NCCK 총무)의 인사말 후 조유택 목사(남대문교회 원로)의 축도로 모든 일정은 마무리 됐다.

이홍정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참으로 뜻깊은 예배를 하나님께 드렸다. 새 역사에 대한 희망을 저희들 마음에 움트게 하셨다"면서 "2018년 분단의 자리에서, 1019년 3.1운동 함성을 다시 한 번 들었다"고 말하고, "2019년이 3.1운동 100주년의 해인데, 우리들 마음속에 평화의 열망이 다시 한 번 솟구쳐 오를 수 있도록, 그 열망으로 분단의 족쇄를 풀어헤치고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며 자주 독립을 완성하는, 세계 평화 기여하는 그 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고대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한국기독교 3.1운동 100주년기념위원회'는 3.1운동 100주년을 한국기독교의 다양한 전통들과 함께 기념하기 위해 조직한 기구로, 3.1운동의 자주 민주 평화의 정신을 오늘의 한국사회에 되살리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예장통합과 기감, 기장, 대한성공회 등의 교단과 기독교 연합기관인 NCCK, YMCA, YWCA 등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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