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호칭 변화와 군사 현장 동행이 후계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공개 활동을 부각해 향후 권력 이양에 필요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해석이다.
2023년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9일 유튜브 채널 ‘머니인사이드’에 출연해 김주애의 위상 변화와 북한의 권력 승계 구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리 전 참사는 “김주애를 처음부터 후계자로 보지는 않았다”면서도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호칭이 바뀌고 수령을 대하는 듯한 우상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보며 후계자 준비 과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김주애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북한 내부에서 승계에 반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북한에서 수령은 일반 평범한 사람이 아닌 신과 같은 존재”라며 “수령으로 낙점되면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성별 구분이 사라지고 오직 수령으로만 받아들여진다”고 주장했다. 공포정치 아래에서 주민들이 수령의 결정을 거부할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군사 현장 동행, 권력 이양 앞둔 활동 이력 축적으로 해석
리 전 참사는 김주애가 사격이나 전차 시찰 등 군사 관련 일정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우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후계자로서 내세울 활동 이력을 일찍부터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은 짧은 시간 내에 권력을 승계받아 주민들에게 내세울 혁명 업적이 없었다”며 “김주애는 어린 시절부터 나라를 지키고 대외 사업을 함께 했다는 ‘혁명 실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권력을 넘겨줄 때 주민과 군부의 충성을 이끌어낼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봤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역할 확대나 권력 서열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리 전 참사는 “북한에 권력 2위가 있다면 장성택처럼 된다”며 “북한의 모든 권력 체계는 수령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는 병렬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에서 김여정 역시 수령의 지시를 수행하는 보좌 역할을 맡을 뿐 독립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여정도 상시적인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에게 갑작스러운 신변 이상이 생기더라도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승계 절차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전 참사는 “후계자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주체는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라며, 사회 전반을 감시·통제하는 조직지도부가 수령의 변고 시에도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