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이하 본부)가 초대이사장인 故 박진탁 목사 천국환송예배를 10일 오전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했다.
예배는 김동엽 목사의 사회로 드려졌으며 문병호 목사(본부 전북지부 본부장)가 대표기도를 드렸다.
이어 이광연 본부장(본부 부산울산지부)이 성경봉독을 했으며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가 디모데후서 4장 7-8절 말씀을 가지고 설교했다.
이 목사는 “박진탁 목사님의 삶은 한마디로 ‘생명을 살리는 사역’에 헌신한 삶이었다. 병원 원목으로 섬기던 시절, 보호자도 없이 죽어가던 한 사람에게 직접 수혈해 생명을 살린 경험은 그의 인생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그는 헌혈 운동과 장기기증 운동에 뛰어들었고, 당시에는 낯설고 생소했던 생명 나눔의 사역을 한국교회와 사회 안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했다.
그는 “장기 손상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실제 기증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박진탁 목사님은 바로 그 절박한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온 마음을 쏟았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장기기증을 권하며 이 사역을 이어왔다. 우리가 편안하게 살아가는 동안 그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뛰었고, 그 열정과 헌신이 오늘의 생명 나눔 운동을 가능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례의 자리는 한 사람의 삶이 어떤 메시지를 남겼는지를 돌아보는 자리다. 사도 바울이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한 것처럼, 박진탁 목사님도 자신에게 맡겨진 길을 끝까지 달려간 분이었다. 그는 사람을 살리는 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감당하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으며, 이제 하나님 나라의 식탁에서 주님의 위로와 상급을 누리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최은식 목사(본부 경인지부 본부장)가 고인 약력에 대해 소개했으며 참석자들은 추모영상을 시청했다.
이어진 추모사 순서에서 유재수 이사장, 이태조 목사(새생명나눔회 회장), 강호 목사(도너패밀리 회장)가 각각 추모사를 전했다.
유재수 이사장은 “박진탁 명예 이사장님은 낯설고 어려웠던 헌혈 운동과 생명 나눔의 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어가신 분이었다.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렸던 그 사역도 목사님의 끈질긴 설득과 기도, 헌신을 통해 한국 사회 안에 뿌리내릴 수 있었고, 1974년 헌혈 운동의 중요한 전환점도 맞이할 수 있었다. 상대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도 섭섭함을 품기보다 다시 기도하며 설득하셨던 그 사랑과 열정을 기억하며, 이제 남겨진 이들이 그 생명 나눔의 길을 이어가겠다. 목사님께서 하나님 품 안에서 평안히 쉬시기를 바라며, 우리도 맡겨진 일을 끝까지 감당하겠다”고 했다.
이태조 목사는 “박진탁 명예 이사장님은 생명 나눔이라는 귀하고도 어려운 길을 가장 앞에서 열어가신 분이었다. 그 길에는 칭찬보다 민원과 오해, 갈등이 많았지만, 목사님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으셨고 많은 이들이 그 모습에서 힘과 용기를 얻어 함께하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명예이사장님’이라는 이름보다 늘 앞장서 일하시던 ‘본부장님’의 모습이 더 깊이 남아 있다. 이제 남겨진 우리는 목사님이 보여주신 마음과 정신을 기억하며, 박수를 받지 않아도 생명을 살리는 이 길을 묵묵히 이어가겠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 품 안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강호 목사는 “박진탁 목사님은 장기기증 유가족들의 아픔을 개인의 슬픔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함께 모여 위로받고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분이었다. 아들을 떠나보내고 모든 것이 끊어진 듯한 절망 속에 있을 때, 목사님은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다시 세상과 연결되도록 도와주셨고, 이후 유가족 모임과 ‘도너 패밀리’ 사역을 통해 잊힌 이름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을 다시 세워주셨다. 그 사랑과 섬김을 기억하며, 남겨진 장기기증 유가족들도 목사님께 받은 큰 은혜를 마음에 새기고 생명 나눔의 정신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어 박정수 교수(장남, 하버드대 의과대학)가 유족인사를 전했다.
박 교수는 “아버지의 생명 나눔 사역에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버지의 열정은 누구도 쉽게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뜨거웠고, 그 길을 곁에서 함께 걸어주신 본부와 여러 기관 관계자들의 수고가 참 컸다. 특히 지난 시간 동안 가족들이 다 감당하지 못한 일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버지를 기억하고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의 사랑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산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떠올리고, 맡겨진 일을 걱정하실 만큼 열정이 많은 분이었다. 병상에서도 자녀들을 향해 사랑을 표현하시고 ‘이제는 소원이 없다’고 말씀하신 뒤 평안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아버지 때문에 생명을 얻고, 위로를 받고, 함께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많은 고백을 들으며,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삶이 참으로 복되고 감사한 삶이었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분이 남긴 생명 나눔의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예배는 이어 사회자의 광고, 강영선 목사(법인 이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가 마무리 됐다.
故 박진탁 목사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삶을 실천하며 한국 사회에 헌혈과 장기기증 운동을 뿌리내리는 데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1968년 우석대학교 병원 원목으로 사역하던 중 보호자 없는 행려환자를 위해 첫 헌혈을 한 것을 계기로 헌혈 운동에 뛰어들었고, 이후 미국에서 뇌사 장기기증 사례를 접한 뒤 귀국해 1991년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타인을 위한 순수 신장기증을 실천했다. 그는 “내가 며칠간 고통을 견디면 한 생명이 살아날 수 있는데 모른 척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생명 나눔의 길을 열었다.
이후 박 목사는 1991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창립하고, 국내 장기기증 운동 확산과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그의 실천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어 수많은 신장기증자와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낳았고, 아내 홍상희 씨도 1997년 신장기증에 동참했다. 또한 장기매매 근절과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정, 운전면허증 장기기증 희망 표시 제도 도입 등에 기여했으며, 국민포장과 의인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평생 생명을 살리는 일에 헌신한 그의 삶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생명 나눔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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