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연 2회 이상 신고 시 즉각분리 우선 검토…정부 대응체계 강화

경찰·지방정부 공동 대응 확대…사례관리 거부 시 합동 방문, 고위험 아동 반기별 점검
현수엽 보건복지부 1차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아동학대 재발 가능성이 높은 가정에 대한 분리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연간 2회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등 재학대 우려가 큰 경우 일시보호조치나 응급조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사례관리 거부 가정에는 경찰과 공무원 등이 함께 방문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강화한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함께 마련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최근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해당 사건에서는 네 차례에 걸쳐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피해 아동의 사망을 막지 못했다.

정부는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재학대 우려 땐 분리보호 적극 검토

우선 1년에 2회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등 재학대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일시보호조치나 응급조치 시행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도록 관련 매뉴얼을 개정한다.

현 차관은 “분리조치는 원가정 보호와 대립되는 부분이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정할 생각”이라며 “분리 자체보다 분리 여부를 판단하는 민감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매뉴얼은 이달부터 즉시 적용된다. 복지부는 다음 주 전국 아동학대 담당 복지국장 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현장 시행을 독려할 예정이다.

재학대 예방을 위한 사례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대상자가 사례관리를 거부하더라도 제재 수단이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지방정부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합동 방문하도록 지침상 요건을 강화한다.

양진혁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사례관리 거부 시 실질적인 법적 제재는 과태료 부과 정도”라면서도 “사례관리는 사법 조치가 아니라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과 신호를 해당 가구에 주는 조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책임 강화…아동수당 변경 가능성도 사전 고지

정부는 아동학대 대응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책임성도 높일 계획이다. 지방정부 평가에 재학대 대응 지표를 추가하고, 재학대 발생 가정을 지원하는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도 지속 확대한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경우에는 피해아동의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나 계좌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보호자에게 사전에 알린다.

아동수당은 아동의 사망이나 실종 등으로 지급이 정지될 수 있고, 보호자의 범죄 등 일정 요건에 따라 지급 대상 변경도 가능하다.

아동학대 사건 초기 대응 방식도 바뀐다. 그동안 경찰이 주도적으로 처리했던 신고 내용을 지방정부에 신속히 공유하고, 경찰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동한 경우 현장에서 분리보호 여부 등 대응 방안을 공동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장애아동 쉼터 확대·고위험군 반기별 합동점검

장애아동 보호 인프라도 확충한다. 정부는 기존 학대피해아동쉼터 일부를 개보수해 2027년까지 장애아동과 영유아에 특화한 쉼터 18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동학대 조기 발견 체계도 고도화한다. 취학의무 면제·유예 아동 가운데 학대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지방정부가 아동학대 이력을 확인하도록 하고,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은 반기별로 경찰·지방정부·아동보호전문기관 합동 점검 대상에 포함한다.

이를 위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교육정보시스템을 개선해 아동학대 이력과 취학의무 면제·유예 정보를 기관 간 신속하게 공유하고, 취학의무 면제·유예 심사 과정에서도 아동학대 이력을 고려하도록 협업 체계를 강화한다.

정부는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연내 구성하고 보호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동학대 대응 전담 인력도 늘렸다. 정부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113명을 신규 충원했으며 활동비를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했다.

미접종·미검진 아동 조사…199명 수사의뢰

한편 정부는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필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6만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현재까지 3만855명에 대한 1차 조사를 완료했으며, 이 가운데 8807명에게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4명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고, 199명은 경찰 수사의뢰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보호자 2명은 학대 혐의로 입건됐다.

수사의뢰 대상 199명 가운데 4명은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관계기관이 행방을 파악하고 있다. 2차 조사는 이달 3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의뢰 과정과 출입국 확인 등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이중국적 등의 경우 출입국 조사도 지연되는 부분이 있어 조속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현 차관은 “이번 보완대책은 최근 발생한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의 원인과 현장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해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을 중심으로 마련했다”며 “앞으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해 촘촘한 아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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