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정훈 목사, 이하 예장통합)가 오는 9월 제111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13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서울수도권지역 정견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목사 부총회장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기호 1번 황순환 목사(충청노회 서원경교회), 기호 2번 김한호 목사(강원노회 춘천동부교회), 기호 3번 전세광 목사(평북노회 세상의빛교회)와 장로 단독 후보인 박기상 장로(영등포노회 시온성교회)가 참석했다.
이날 후보들은 저마다 교단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타개할 구체적인 공약과 실행 계획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가장 먼저 발언대에 선 기호 3번 전세광 목사는 교단의 거룩성과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 목사는 “총회가 정치와 사법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목회 지원 플랫폼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를 위해 사무총장 중심의 전문가 체제 구축, 권역별 대형 사업 분산, 노회의 본연의 교치 및 목회 돌봄 기능 강화”를 공약하며 “만인제사장 원리에 입각해 청년과 여성 리더십을 과감히 발탁하고 통일 시대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2번 김한호 목사는 ‘공정’과 ‘현장성’을 핵심 화두로 던졌다. 독일 유학 시절 체득한 원칙과 질서의 문화를 교단 행정에 이식하겠다고 밝힌 김 목사는 “대한민국 사회와 교단에서 무너진 원칙을 바로 세울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소사회 진입에 따라 문을 닫는 주일학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총회장이 된다면 총회장 자동 승계에 따른 취임 100일 내 실태조사와 노회별 교육전도사 공동 확보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이중직 목회 지지와 자립대상교회 지원 등 소외된 목회 현장을 보듬는 사역에 전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호 1번 황순환 목사는 AI 시대를 맞아 교회가 붙들어야 할 본질을 거듭 강조했다. 황 목사는 “인공지능의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말씀과 기도, 돌봄과 공동체성, 그리고 예배와 선교의 본질을 회복해야만 땅에 떨어진 사회적 신뢰를 되찾고 전도와 부흥의 불길을 다시 지필 수 있다”며 “세상의 가치를 좇기보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예배’를 성공시키고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는 전도자를 양성하는 교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로 단독 후보로 나선 박기상 장로는 다음 세대 신앙 계승과 교단 내 통합 정신을 강조했다. 박 장로는 “갈수록 줄어드는 교인 수 속에서 총회를 향한 행정적 요구는 급증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중앙집권적 구조에서 벗어나 노회별로 사업과 권한을 과감히 이관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교단의 사각지대를 밝히겠다”고 공약했다.
이어진 공통 질의와 상호 토론에서는 ‘남북 관계 경색 국면 속의 북한 및 중국 선교 전략’과 ‘한국교회 연합사업에서의 교단 위상 정립’을 두고 후보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북한 선교 및 통일 전략’과 관련해 먼저 전세광 목사는 사무총장 직속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며 “북한 선교는 인도주의의 끈을 놓치 말아야 하고, 중국 선교의 경우 중국의 처소교회 및 3자 교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선교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통일을 목도했던 김한호 목사는 “북한은 파트너이며 오랜 기도로 준비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을 철저히 양육하여 장차 북녘 복음화를 이끌 선교의 전사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순환 목사는 “이미 운영 중인 총회 통일선교대학원을 통해 탈북민 전도자를 양성하고, 중국에서 우리 선교사들이 추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인 선교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상 장로는 통일 이후 북녘 각 도에 최소 9개씩 교회를 세우겠다는 구체적인 포부를 밝혔다.
대외 연합사업 부문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호 2번 김한호 목사(강원노회 춘천동부교회)는 연합사업의 투명성과 대사회적 목소리 강화를 공약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김 목사는 “교단이 연합기관에 인재를 파송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후원금의 사용처를 명확히 하여 재정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이나 사회적 약자 돌봄 같은 시급한 현안에서 통합 교단이 명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1번 황순환 목사(충청노회 서원경교회)는 파송 시스템의 전문성 강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황 목사는 “교단이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음에도 정작 연합사업에서는 중추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돈만 내고 들러리에 서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으며 “제한된 임기로 공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철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파송해야만 연합사업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고 공약했다.
장로 단독 후보인 박기상 장로(영등포노회 시온성교회)는 교단이 지닌 균형자적 위치를 강조했다. 박 장로는 “우리 교단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며 연합사업 속에서 중요한 균형추 역할을 감당해왔다”고 평가하며 “막대한 분담금과 위상에 걸맞게 연합사업 전반에서 중대한 책무를 맡고 한국교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호 3번 전세광 목사(평북노회 세상의빛교회)는 연합사업의 질적 성숙과 대표성의 연속성을 공약했다. 전 목사는 “여러 교단이 함께하는 연합사업 속에서 일부 군소 교단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본래 빛이 가려지는 경향이 있다”며 “통합 교단이 연합사업의 질적 향상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 파송 과정에서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유지하여 전문성을 견지하고 주도권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