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출범 앞두고 검·경 온도차…검사는 관망, 경찰은 경력채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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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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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역량 승계 여부가 관건…경찰 전문인력 유출·국수본 기능 중복 우려도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11일 서울고검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 내부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검사들의 중수청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직급 보장과 수당, 관사 지원 등 각종 유인책을 내놨지만 현직 검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경찰에서는 수사 경력자와 변호사 자격 보유자 등을 중심으로 경력채용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중수청이 검찰의 숙련된 중대범죄 수사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다.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이동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검찰이 보유해온 수사 노하우를 제대로 이어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대로 부족한 인력을 경찰 출신으로 대거 충원할 경우 경찰 조직 내 전문수사인력이 빠져나가는 동시에 국가수사본부와 중수청의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수청 정원 2874명…검찰 인력 특례 임용 추진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되며 총정원은 2874명이다. 이 가운데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특정직 수사관이 2567명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하고, 일반직공무원 등은 307명이다.

출범 초기에는 검찰청 소속 검사와 검찰수사관 가운데 희망자를 우선 특례 임용한다. 이후 실제 검찰 인력의 이동 규모와 필요한 전문 분야 등을 고려해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인력을 경력경쟁채용할 예정이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별도 시험 없이 임용할 수 있는 특례 규정을 마련했다. 희망자는 내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특례 임용을 신청할 수 있다.

검사들의 직급 하락 우려를 줄이기 위한 ‘검사 상당 계급’도 마련됐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으로 임용하는 방안이다. 계급별 정원은 1급 7명, 2급 16명, 3급 30명, 4급 221명이다.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등도 내년부터 기존 검찰 수준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월 10만~20만원 규모의 중대범죄수사수당을 신설하고, 마약 수사 담당자에게는 월 8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관사와 통근버스, 국외 훈련 기회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검사들은 관망…“중수청 갈 유인 부족”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청 이동에 적극적인 분위기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단이 전국 17개 고등검찰청과 지방검찰청을 돌며 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석한 검사는 총 260여명에 그쳤다.

현직 검사들 사이에서는 직급과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주요 걸림돌로 거론된다. 통상 10년 미만 경력의 평검사가 검찰 내에서 3급 상당 대우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중수청에서 4급으로 임용될 경우 처우가 낮아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계급별 정원을 초과해 지원자가 몰릴 경우 하위 직급의 수사관 직위에 배치되는 이른바 ‘직급 불일치’ 가능성도 있다. 국외 훈련이나 순환근무 등 구체적인 근무 체계가 확정되지 않은 점도 변수로 꼽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현재 제시된 근무 여건만으로는 중수청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다”며 “검사 출신이라고 해도 결국 수사관 역할을 맡게 되는데 실제 수사 시너지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퇴직이나 변호사 개업을 고려하는 부장급 검사를 중심으로 중수청 경력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승진·계급정년 이유로 관심

검찰 인력의 실제 이동 규모가 확정되면 경찰 등 외부 전문인력의 경력채용 규모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임용령안에 따르면 경찰관은 경위·경감의 경우 중수청 6급, 경정은 5급 수사관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할 수 있다. 변호사 자격 보유자는 5급에 응시할 수 있으며, 자격 취득 이후 관련 분야 경력이 4년 이상이면 4급 지원도 가능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승진 적체와 계급정년, 중대범죄 수사 기회 등을 이유로 중수청을 새로운 진로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감급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 사이에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경감으로 근무하는 변호사가 중수청 5급으로 임용될 경우 직급상 이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관심 요인으로 꼽힌다.

경정급 경찰관에게는 계급정년도 변수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상 경정은 해당 계급에서 14년 이내 총경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퇴직해야 하지만 중수청 수사관에는 계급정년이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의 한 경정급 경찰 간부는 “경정에서 총경 승진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계급정년도 있다”며 “계급정년이 가까운 경정에게 중수청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출신이 중수청의 주류를 형성할 경우 경찰 출신이 조직 내에서 소수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채용 규모와 보직, 승진 구조 등 구체적인 정보가 아직 부족해 실제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검찰 수사역량 승계가 핵심…경찰 인력 유출도 변수

중수청 출범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로는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경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승계하느냐가 꼽힌다.

검찰에서 장기간 경제·부패·마약 등 중대범죄를 담당해온 검사와 수사관들이 대거 중수청으로 이동하지 않을 경우 조직 출범 초기부터 수사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경찰의 숙련된 수사인력과 변호사 자격 보유자가 중수청으로 옮겨갈 경우 경찰 조직 역시 전문인력 유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중수청 인력 구성이 경찰 출신 중심으로 굳어질 경우 국가수사본부와의 기능 차별화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베테랑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법률 전문성과 결합된 검찰의 수사 노하우를 승계하기 어렵다”며 “수사 노하우는 변호사 자격만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이 충분히 이동하지 않고 경찰 출신이 주축이 되면 또 하나의 비대한 경찰, 이른바 ‘제2의 경찰’을 만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가수사본부와 차별화된 수사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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