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상대 447억 손배소 선고 연기 요청…대북정책 변화 속 ‘모호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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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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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소 취하는 검토 안 해”…연락사무소 폭파 책임 소송 후속조치 고심
2021년 9월 29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공단 일대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한 44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에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통일부는 소송 취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북정책 기조가 달라진 상황에서 소송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원래 내일이 선고기일인데 요청해서 9월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이 처음이라는 점과 판결 이후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국자는 “북한 당국에 대한 소송이란 게 처음 있는 사례”라며 “판결 이후에 어떻게 조치할지 검토할 것도 있고, 실무 차원에서 수정할 것도 있어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소 취하는 검토 안 해”…후속 방안은 아직

정부는 소송 자체를 철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소 취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시점에서 소 취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승소하더라도 북한을 상대로 실제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판결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선고 연기 요청 역시 승소 이후 북한에 어떤 방식으로 배상 책임을 요구할지, 소송의 법적·정책적 의미를 어떻게 이어갈지 등을 추가로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16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업지구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 간 상시적인 연락과 협의를 위해 설치된 시설이었다.

윤석열 정부서 첫 대북 손배소…447억원 청구

윤석열 정부는 2023년 6월 연락사무소 폭파로 약 447억원 규모의 국유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며 북한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북한 당국자가 국내 법정에 출석하거나 판결 이후 실제 배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당시 정부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행위에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상징성을 앞세워 소송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이 교류·협력과 평화공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소송을 계속 유지할지를 두고도 관측이 엇갈렸다.

정부가 이번에 소송 취하 대신 선고 연기를 택하면서 당장 북한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 방침을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소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은 여전히 유보된 모습이다.

통일부가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44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실제 판결 이후 어떤 후속 조치로 이어질지, 정부의 달라진 대북정책 기조와 어떻게 조율될지가 향후 쟁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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