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 공급대책, 그린벨트·3기 신도시·도심복합사업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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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동산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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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부지 추가 발굴하고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비아파트 공급 확대도 검토
정부가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매년 신규 주택 27만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공공택지 매각을 중단하고 직접 시행에 나선다. 사진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지난 2025년 9월 7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주택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가용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후속 공급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그린벨트와 군부지 등 신규 택지 발굴,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확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신규 택지는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기존 사업도 토지 보상과 인허가 지연, 공사비 상승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정부가 발표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하느냐가 공급대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에 활용할 수 있는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들에게는 기존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2∼3일 안에 금융·주택 공급 관련 추가 보고와 후속 회의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그린벨트·군부지 등 신규 택지 발굴 검토

정부가 검토하는 신규 공급 방안으로는 그린벨트 해제와 군부지 등 유휴부지 개발이 우선 거론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3일 방송에 출연해 그린벨트와 지하철 인근 부지, 국가 소유 군시설 등을 포함한 공급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도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활용했다. 참여정부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 그린벨트와 군부대 부지를 해제해 위례신도시를 조성했다.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강남·서초·강동구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윤석열 정부도 서울 서초구 일대 221만㎡의 그린벨트를 풀어 2만 가구 규모의 서리풀지구 조성을 추진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강남구 세곡·자곡동 등이 새로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그린벨트 해제 이후에도 토지 보상과 지구 지정, 각종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동의, 환경 훼손 논란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신규 그린벨트 개발보다 현재 추진 중인 3기 신도시와 서리풀지구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을 완화하는 데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절반 단축 추진

정부는 신규 택지 확보와 함께 이미 발표된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착공 지연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며, 약 60개월이 걸리는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발표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에 따라 추진된 공공택지 개발사업이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모두 8개 지구에 약 32만8천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순차적으로 진행해 온 지구계획 수립과 환경·교통영향평가, 인허가 등의 절차를 일부 병행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해 사업 기간을 약 30개월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도 출범시켰다. 부처별로 나뉜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토지 보상 문제를 함께 조정해 착공 시점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지구는 당초 제시한 입주 시기가 이미 지났고,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민간 건설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참여를 꺼리면서 일부 공동주택 용지에서는 유찰도 이어지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을 위해서는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기간 단축과 함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공개·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부는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를 고밀 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서울 등 도심 내 추가 주택 공급을 위해 신규 후보지를 공모했다. 당초 6월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종합 공급대책 발표가 늦어지면서 공개 일정도 미뤄졌다.

국토부는 공급대책에 관련 물량을 포함한 뒤 대책 발표 약 일주일 후 후보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께 종합대책이 발표될 경우 도심복합사업 신규 후보지도 뒤이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신규 후보지를 포함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도심복합사업 5만 가구를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고 용적률 인센티브와 통합심의를 적용해 민간 정비사업보다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도심 접근성이 높고 기존 생활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후보지 선정 이후 토지주 동의와 지구 지정,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후보지 발표가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단기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는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신축 매입임대주택 확대도 거론된다.

정부는 지난 5월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주택 수 제외 특례 연장과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건설자금 보증 강화 등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불신이 커진 만큼 공급 물량만 늘려서는 수요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범시설과 주차 공간, 관리 체계 등 아파트에 준하는 주거 품질을 확보해야 실제 수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도시 전월세난을 완화하려면 젊은 수요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과 주거 품질을 고려해야 한다며,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보안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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