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가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정한 고용노동부 고시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관련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3.7% 인상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고용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 과정에 실체적·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업종별 지급 능력과 경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한 것은 소상공인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자영업 폐업 증가 속 일률적 인상 강행”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위원회의 3.7% 인상 결정에 대해 적법하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노동부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이를 기각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올해 상반기 자영업 폐업 건수가 62만4천 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반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종별 구분 적용이 무산된 채 일률적인 인상이 이뤄졌다며,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업종마다 매출 구조와 인건비 부담, 근무 형태가 다른 만큼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절차 문제 제기
소송대리인인 황성현 법률사무소 로마 변호사는 이번 최저임금 고시에 실체적·절차적 위법성이 있다며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황 변호사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제기한 이의 신청을 고용노동부가 기각한 것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현행법상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이 가능한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업종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이자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에도 절차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참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이해관계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과소 대표될 가능성이 있어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판단도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헌법소원도 검토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법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진행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지급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강제와 행정부 산하 위원회가 정한 금액이 형사처벌의 기준으로 이어지는 현행 제도가 헌법에 부합하는지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 격년 결정, 업종별 구분 적용 법제화, 일자리안정자금 부활 등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현행 최저임금 고시와 결정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에 이어 필요할 경우 헌법소원도 추진하며,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