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셨으며, 3명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폭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의존 위험이 높은 고위험음주자는 성인 10명 중 1명 수준이었다.
특히 30~50대 남성은 2명 중 1명이 폭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0년 동안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지만, 여성은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과도한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음주 관련 건강행태를 심층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인 월간음주율과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신 월간폭음률, 폭음을 주 2회 이상 반복한 고위험음주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성별과 연령, 소득, 교육 수준, 직업, 지역에 따른 차이도 함께 살폈다.
성인 57.1% 월 1회 이상 음주…33.7%는 폭음
분석 결과 지난해 성인의 월간음주율은 57.1%로 집계됐다. 월간폭음률은 33.7%, 고위험음주율은 12%였다.
성인의 음주율은 2021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 고위험음주율 모두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 가운데 59%는 폭음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음자 중 35.6%는 주 2회 이상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술을 마셔 고위험음주에 해당했다.
질병관리청은 음주가 폭음과 고위험음주로 단계적으로 심화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음주자 상당수가 건강 위험이 높은 방식으로 술을 마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중년층, 여성은 20~40대서 문제 음주 높아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 고위험음주율 모두 높았다.
30~50대 남성은 2명 중 1명이 폭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남성은 5명 중 1명 이상이 고위험음주를 해 중년 남성에게 문제 음주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여성은 20~40대에서 폭음과 고위험음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근 추이를 보면 남성은 전 연령대에서 음주 지표가 대체로 감소했지만, 여성은 일부 연령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월간음주율은 남성의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으나 여성은 50~60대에서 증가했다. 최근 6년간 월간폭음률은 남성의 경우 60~70대에서 늘었고, 여성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0년간 남성의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특히 20대 남성은 41.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여성은 20대에서 18.5% 감소했지만 30대 이상에서는 모두 증가했다.
고위험음주, 고졸·기능직에서 가장 높아
교육 수준과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술을 마시는 비율은 대체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은 대학교 졸업 이상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반복적으로 폭음하는 고위험음주율은 고등학교 졸업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사무직에서 월간음주율과 월간폭음률이 가장 높았으며, 고위험음주율은 기능직과 단순노무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흡연자의 고위험음주 가능성은 비흡연자보다 2.6배 높았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진단받은 사람은 1.3배,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1.2배 높았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과 비만인 사람도 각각 1.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월간음주·폭음률 높아…강원 고위험음주 1위
지역별 월간음주율은 울산이 60.6%로 가장 높았다. 충북이 60.5%, 부산이 59%로 뒤를 이었다. 전북은 52.2%로 가장 낮았으며 세종 53.4%, 전남 54.5% 순이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모든 시도에서 월간음주율이 감소했다. 세종이 6.2%포인트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인천 5.4%포인트, 대구 5.3%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월간폭음률은 울산이 39.2%로 가장 높았고 강원과 충북이 각각 38.7%를 기록했다. 세종은 28.2%로 가장 낮았으며 전북 28.9%, 광주와 대전이 각각 30.2%였다.
고위험음주율은 강원이 15.7%로 가장 높았다. 충북이 14.4%, 울산이 13.3%로 뒤를 이었다. 세종은 7%로 가장 낮았으며 대전 9.5%, 서울과 광주가 각각 10.1%였다.
음주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의 건강행태를 비교한 결과 월간음주율이 높은 지역은 스트레스 인지율도 높았다. 월간폭음률과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지역은 흡연율과 비만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만성질환 진단률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 월간폭음률, OECD 27개국 중 다섯 번째
세계보건기구는 알코올을 질병과 외상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월간폭음률은 OECD 평균을 웃돌았다. 조사 대상 27개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폭음과 고위험음주는 각종 질환과 손상뿐 아니라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이는 만큼 금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이 성별과 연령별 음주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음주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