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미국 어린이 전도협회(CEF)를 공식 활동이 금지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하면서, 현재 구금 중인 한국 어린이 전도협회 소속 박태연 선교사의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러시아 검찰총장실의 결정에 따라 미국 어린이 전도협회를 현지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 명단에 추가하는 러시아 연방 법무부 명령(제1000-r호)이 공식 발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명령서에 구체적인 지정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 당국이 특정 단체를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하면 해당 기관의 프로그램 운영과 자료 배포가 전면 금지될 뿐만 아니라, 단순한 자료 보관이나 자금 송금 행위조차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현지 사역자들의 법적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어린이 전도협회 지부에도 직접 적용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폴리 대표는 “그간 러시아 정부의 유사 전례들을 볼 때 금지 조치가 광범위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커, 러시아 내 모든 어린이 전도협회 지부와 소속 직원들이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러시아 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기독교 단체’ 목록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VOM에 따르면, 더욱 긴장되는 이유는 현재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구금 중인 박태연 선교사의 재판 일정 때문이다. 박 선교사는 이민법 위반 관련 3건의 혐의로 7월 28일부터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최대 1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VOM 측은 박 선교사의 기소장에 어린이 전도협회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재판 일정이 계속 지연된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수사 당국이 박 선교사 사건을 빌미로 현지 오순절파 등 ‘러시아 복음주의 기독교 연합’을 비롯한 다른 기독교 단체들을 전방위로 압박할 사법적 정보를 수집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70세 정년을 맞아 한국 귀국을 준비하던 중 지난 1월 기습 체포된 박 선교사는 러시아 당국의 구금 조치로 인해 발생한 비자 체류 기간 초과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불합리한 사법 절차를 겪어왔다.
이에 한국VOM은 지난 2월부터 국내외 온·오프라인 구명 청원 운동을 전개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우크라이나, 일본 등 전 세계에서 5,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다. 지난 4월에는 현숙 폴리 대표와 에릭 폴리 목사가 서울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박 선교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으며, 해당 사본은 한국 외교부와 유엔(UN)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도 전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