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부실관리...15명 검찰 송치

프로포폴·케타민 보고의무 위반 등 13곳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학술 연구 또는 제품 개발 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취급 승인 받았으면서 부실하게 관리한 대학교, 사전 승인 절차 위반 및 보고의무를 위반한 의료기관 등 13곳의 관계자 1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뉴시스

의료용 마약류를 부실하게 관리하거나 보고의무를 위반한 대학, 의료기관,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용 마약류 취급 승인 이후 관리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관 관계자 1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8일 학술 연구 또는 제품 개발 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 취급 승인을 받았지만 관리가 부실했던 대학교와, 사전 승인 절차 및 보고의무를 위반한 의료기관 등 13곳의 관계자 1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마약류 수출입업자 등 마약류 취급자에 대한 정기 감시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시작됐다. 식약처는 마취제인 프로포폴 등의 공급량과 재고량 차이가 큰 상위 의료기관을 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정황이 확인된 업체와 연구기관 등에 대해 올해 초 위해사범중앙조사단 마약류수사팀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학·연구기관서 보고의무 위반 적발

수사 결과, 일부 대학은 학술 연구 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취급하면서도 관련 내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는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구입과 사용 등 취급 내역을 식약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3개 대학교는 마취제인 케타민과 동물용 마취제 조레틸 등을 취급하면서 구입·사용 내역을 보고하지 않거나, 실제 사용량과 다르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관은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로서 지켜야 할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연구소와 제약회사 등 4곳의 연구원 6명도 마약류 관리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마 등 마약류를 다른 취급자에게 양도하거나 예외적으로 취급하려는 경우 사전에 식약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별도 승인 없이 대마를 다른 연구기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험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예외적인 취급 승인’을 받지 않고 마약류 원료를 임의로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식약처는 이 같은 행위가 의료용 마약류 관리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위반 사항이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의료기관 6곳, 프로포폴 재고량 차이 확인

의료기관에서도 의료용 마약류 관리 부실 사례가 확인됐다. 의료기관은 마약류 사용량과 폐기량 등을 실제 내역과 일치하도록 보고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식약처 조사 결과 6개 의료기관은 마취제인 케타민과 프로포폴을 구입·사용하면서 취급 내역 217건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프로포폴 재고량이 실제와 1494개 차이가 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의료용 마약류는 오남용이나 불법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공급,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기록과 보고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에서 확인된 미보고와 재고 불일치 사례가 관련 법상 관리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대학교, 제약회사, 의료기관 등에서 취급하던 마약류가 외부로 불법 유출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감시와 수사 강화”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부실 관리가 불법 유출이나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취급 기관에 대한 감시와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빅데이터 분석과 현장 점검을 통해 공급량과 재고량 차이를 확인하면서 수사로 이어졌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 취급 내역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점검과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의 부실한 취급으로 인한 불법 유출 및 사용 등을 차단하기 위해 감시와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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