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대명사 거부한 영국 기독교 간호사 무혐의

간호조산사협회 2년 조사 끝 종결
영국 기독교 간호사 제니퍼 멜레의 모습. 그는 트랜스젠더 환자가 요구하는 성별 대명사 사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 위기에 처했다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영국의 한 기독교 간호사가 트랜스젠더 환자가 요구하는 성별 대명사 사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 위기에 처했다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7월 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행동을 징계하려 했던 병원 측의 무리한 대응이 드러나면서 영국 내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영국 간호조산사협회(NMC)는 지난 7월 1일 트랜스젠더 환자의 선호 대명사 사용을 거부해 조사를 받아온 제니퍼 멜레 간호사에 대한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기각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엡솜 앤 세인트 헬리어 대학 병원 소속인 멜레 간호사는 지난 2024년 5월 야간 근무 중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2년 넘게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기독교 법률 옹호 단체인 크리스천 컨선에 따르면 당시 사건은 담당 의사와 환자의 퇴원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환자는 생물학적 남성이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였다. 당시 환자가 남성용 소변줄을 착용하고 있어 멜레 간호사가 남성형 대명사를 사용하자 환자는 멜레 간호사에게 인종차별적 폭언과 물리적 위협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의 징계 회부와 규제 당국의 무혐의 결정

CDI는 사건 직후 병원 측은 환자에게 폭언을 들은 멜레 간호사를 오히려 문제 삼아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멜레에게 최종 서면 경고를 내렸고 간호사로서의 직무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영국 간호조산사협회에 그를 회부했다. 당시 협회 측은 선호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은 행위가 대중의 신뢰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멜레는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합의했으나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병원 측은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멜레가 언론에 기밀 정보를 유출해 데이터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며 협회에 2차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멜레는 긴박한 임상 현장에서 정확한 환자 관리를 위해 생물학적 성별에 기반한 언어 사용이 필수적이었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생물학적 성별은 변하지 않는다는 기독교적 신앙에 따른 조치였으며 언론 접촉은 병원의 부당한 대우에 맞선 방어권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여론이 악화하자 올해 1월 멜레에 대한 자체 징계 절차를 철회했다.

종교적 신념 인정 및 과도한 징계 시스템 비판

CDI는 규제 당국인 영국 간호조산사협회 역시 장기간의 조사 끝에 7월 1일 멜레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멜레가 공유한 최소한의 정보로는 해당 환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며 기밀 유지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고로 해당 환자는 소아성애 전과자로 밝혀진 상태였다.

협회는 또한 대명사 거부 행위가 악의적인 괴롭힘이 아니며 법적으로 보호받는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협회는 최종 결정문에서 이번 사건이 간호사로서의 태도 불량을 나타내는 이례적 사례가 아니라고 명시했다. 이번 무혐의 처분으로 멜레는 징계 기록 없이 병원 소속 간호사 신분을 유지하게 됐다.

징계 철회 직후 멜레는 압박감이 심한 임상 현장에서 간호사로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환자의 폭언에도 병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문제로 취급받은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규제 당국이 환자를 실제 위험에서 보호해야지 기독교적 신앙을 지키려는 간호사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지원한 기독교 법률 센터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는 무혐의 결정을 환영하며 의료계 규제 기관의 구조적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협회의 이번 결정이 처음부터 해당 징계 요구가 얼마나 근거가 없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조사 절차 자체가 간호사들에게는 하나의 형벌로 작용하는 현재의 징계 시스템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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