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등극

AI 반도체·HBM 수요 확대에 주가 급등…삼성전자, 25년 7개월 만에 시총 1위 내줘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엔비디아 협력 관련 언론 브리핑을 마친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2일 오후 12시 49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01% 오른 293만 원에 거래됐다. 이 시각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88조2179억 원으로 집계돼 삼성전자를 앞섰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71% 오른 35만65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84조198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5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리며 국내 증시의 대장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25년 7개월 만에 왕좌 내줘

삼성전자는 1999년 7월 29일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이후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2000년 11월 21일 이후에는 단 한 차례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25년 7개월 만에 순위가 뒤바뀌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65만1000원이던 SK하이닉스 주가는 22일까지 약 3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약 198% 올랐다.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었지만, SK하이닉스의 상승 폭이 훨씬 컸다.

AI 반도체·HBM 수요가 주가 견인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 배경으로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HBM 경쟁력을 꼽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HBM 등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는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HBM은 AI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핵심 메모리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 공급 능력과 기술력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AI 반도체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수록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분산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는 안정성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평가되지만, AI 메모리 호황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분산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부담이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부문의 부담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 구조를 바탕으로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SK하이닉스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 목표가 430만 원 제시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64% 상향한 430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SK하이닉스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마이크론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상을 적용받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6.6배로, 여전히 글로벌 기술 기업 수준의 기본 밸류에이션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면서 국내 증시의 중심축도 AI 반도체와 HBM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향후 AI 반도체 수요와 메모리 업황 흐름이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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