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대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미 연 7%를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연 8%대 진입 우려도 제기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5년 금리는 지난 29일 기준 연 4.26∼7.10%로 집계됐다. 지난달 9일 연 4.25∼6.85%와 비교해 상단이 0.25%포인트 올랐고, 일부 은행의 금리 하단은 연 5%를 넘어섰다.
◈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시장금리 상승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연 3.00%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강해지자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 지난 28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992%, 10년물 금리는 4.147%로 각각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연 4.280%로 올랐다. 금융채 금리 상승은 은행의 조달 비용을 높여 주담대 등 대출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영끌’ 차주 상환 부담 커졌다
금리 상승은 월 상환액 증가로 이어진다.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으로 빌린 경우 금리가 연 4%일 때 월 상환액은 약 238만원이지만, 연 6%로 오르면 약 299만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약 61만원의 부담이 추가되는 셈이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변동을 더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조9000억원 늘었고, 주택 관련 대출은 1178조6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증가했다.
◈ 신용대출도 상승세… 추가 인상 가능성
주택담보대출 금리뿐 아니라 신용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63%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고, 신용대출 금리 기준인 금융채 단기 6개월물 금리도 지난 28일 3.001%로 다시 3%대에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대출금리가 단기간 급등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리인상 사이클이 길어지거나 인상 횟수가 늘면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과 10월에 이어 내년 1월 금리인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며 “금리인상 사이클이 더 빠르고 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시장금리 흐름이 향후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금리 8% 가능성이 현실적 우려로 거론되면서 차주들의 상환 부담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