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배임죄 폐지 또는 완화 추진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논의 중인 구체적인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정부가 현행 배임죄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특례법 초안을 마련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배임죄 폐지 또는 완화는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해 온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법안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최근 형법과 상법 등에 규정된 배임죄를 폐지하거나 적용 범위를 조정하는 방향의 대체 입법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무부는 기존 배임죄를 대신할 특례법 형태의 ‘재산관리범죄에 관한 처벌법’(가칭) 초안을 마련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형벌 합리화’ 기조와 맞물려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부와 여당은 기업 활동 위축 논란이 이어졌던 배임죄 체계를 손질해 기업 경영 환경 개선과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 “배임죄 남용, 기업 활동 위축”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형벌 체계 개편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배임죄가 과도하게 적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정부 내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 가동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행 배임죄가 경영 판단 영역까지 과도하게 형사 처벌 대상으로 확대되면서 기업 경영자들의 투자 결정과 사업 추진을 위축시킨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끼쳤을 경우 처벌하는 범죄다. 그러나 실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기업 경영 실패와 경영상 판단까지 형사 책임 문제로 연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경제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순한 경영상 판단과 고의적 재산 범죄를 보다 명확히 구분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 필요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배임죄 폐지 또는 완화 논의가 기업 투자 활성화와 경제 활력 회복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경제 범죄 처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 입법 추진 전망… 재계 관심 집중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3 지방선거 이후 관련 초안을 토대로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배임죄 폐지·완화 논의가 향후 기업 경영 환경과 경제 정책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제계에서는 오랜 기간 배임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요구해 온 만큼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반면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배임죄 폐지 또는 완화가 대기업 경영진에 대한 책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재산상 손해와 경영 실패를 둘러싼 법적 판단 기준이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사 처벌은 조정하되, 고의적 재산 범죄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원칙을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법무부와 관계 부처는 배임죄 대체 입법의 적용 범위와 처벌 기준, 기업 경영 판단 보호 장치 등을 포함한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