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 글로벌 관세 위법 판결… 미국 국제무역법원 “무역법 122조 적용 요건 미충족”

트럼프 관세 정책 또 법원 제동… 상호관세 이어 글로벌 관세도 흔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10% 글로벌 관세 정책이 또다시 미국 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앞서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대안으로 내세운 글로벌 관세 조치마저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통상 전략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시행한 10% 글로벌 관세 조치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미국이 전 세계 수입품에 적용 중인 10% 관세의 법적 정당성을 부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통상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전문 법원으로, 이번 사건 역시 세 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 재판부가 심리했다. 재판부 의견은 2대 1로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의견을 낸 두 명의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해당 법률이 규정하는 긴급 경제 상황의 충족 여부와 관세 부과의 적절성에 대해 보다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관세 이어 글로벌 관세까지 위법 논란 확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이후 무역적자 축소와 미국 제조업 부흥, 주요 교역국 압박 등을 목표로 강경한 관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단순한 무역 정책 차원을 넘어 외교·안보·산업 전략 전반에 활용 가능한 핵심 수단으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미국 사법부가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은 예상치 못한 법적 장벽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것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당시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통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권한에는 제한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발표됐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 조치 역시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새로운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고,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무역법 122조였다. 해당 조항은 1974년 제정된 법률로,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하락 등 경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 범위 내에서 150일간 긴급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2월 24일부터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10% 글로벌 관세를 시행했다. 동시에 150일 이후 관세 유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중심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도 착수했다. 해외 국가들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추가 관세와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무역법 122조 적용 놓고 법적 논란 지속

그러나 무역법 122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관세 정책은 시행 초기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역사상 해당 조항을 근거로 전 세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사례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에서 법적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법률이 요구하는 ‘심각한 국제수지 문제’와 ‘달러 가치 위기’ 요건을 실제로 충족했는지를 둘러싸고 경제계와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1심 재판부 역시 이러한 부분을 핵심 쟁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은 상당한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다만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관세 철폐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급법원에 즉시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최종적으로는 연방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상급심이 1심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킬 경우 현재 시행 중인 글로벌 10% 관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위법 판단이 확정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적 근거 없이 징수한 것으로 판단되는 관세를 다시 환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관련 관세 환급 절차를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글로벌 관세 위법 판결까지 최종 확정될 경우 환급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통상 전략 전반 흔들리나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하나의 관세 정책에 대한 법적 판단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전반적인 통상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관세 정책을 핵심 카드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미국 법원이 대통령 권한 범위에 대해 연이어 제한적 해석을 내놓으면서 향후 추가 관세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법적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무역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글로벌 관세 정책 변화 여부에 따라 주요 수출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 전략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통상 정책과 글로벌 관세 정책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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