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붕괴 주장·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 핵 협상·경제 압박 전면전 격화

미국, 이란 제재 확대·해상 봉쇄 지속…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둘러싼 협상 분수령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체제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은 해상 봉쇄를 유지한 채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란은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협상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현재 ‘붕괴 상태’에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가능한 한 빨리 개방해주길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석유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생산을 중단해야 하고, 유정을 강제로 폐쇄할 경우 설비 손상이 발생해 복구가 쉽지 않다는 논리다. 그는 앞서 “송유관 폭발이 임박했다”고 언급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미국, 해상 봉쇄 유지하며 ‘핵 포기’ 압박 강화

다만 미국 내부에서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해상 봉쇄만으로 단기간 내 이란 에너지 산업이 붕괴할지 여부를 두고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장기적으로 이란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압박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해상 봉쇄를 지속하는 동시에 이란의 남은 자금줄을 차단하는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 차단을 통해 이란 경제 압박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공습 재개나 철수보다 봉쇄 유지가 더 낮은 위험으로 판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이 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란은 종전 논의의 출발점으로 봉쇄 해제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추가 제재도 확대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송금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 3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이란의 군사 활동 및 테러 지원 자금 차단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지급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 금융기관과 개인, 그리고 미국이 통제하는 외국 법인은 통항 대가를 이란 정부나 혁명수비대에 직·간접적으로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란, 협상 돌파구 모색…호르무즈 해협이 핵심 변수

이란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장처럼 경제가 즉각 붕괴된 상황은 아니지만, 강도 높은 제재와 해상 봉쇄가 지속되면서 협상 주도권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에 따르면 이란은 수일 내로 종전 관련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요구 조건을 일부 조정해 협상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보상, 추가 공격 방지 보장, 해상 봉쇄 해제 등 네 가지 조건을 종전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해협 통행료 법제화 추진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재에 관여한 소식통은 해협을 제한 없이 재개방해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잠재적 합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이 경제적·안보적 보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협 통제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해협 통제권은 이란이 보유한 핵심 협상 카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중국과 연대 강화…장기전 대비 움직임

이란은 외교적 대응도 병행하며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와 중국 등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이란 국방 당국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회원국들과의 안보 협력 확대 의지를 밝히며, 미국과의 갈등을 다자적 안보 사안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고위 인사와의 접촉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으로도 러시아와의 접촉이 이어졌다. 이란 외무장관은 평화 협상 결렬 이후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협상안에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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