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존엄사 법안 논란… 복음주의연맹 “안락사 허용 우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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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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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법안 윤리 논쟁 확산… 코스타리카 복음주의연맹, 완화의료 확대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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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코스타리카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존엄한 죽음(dignified death)’ 법안과 관련해 복음주의 교계가 윤리적 우려를 제기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코스타리카 복음주의연맹(FAEC)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해당 법안이 취약한 환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며, 법안 수정 또는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FAEC는 기술 보고서를 통해 해당 법안이 생애 말기 의료 결정 과정에서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허용할 수 있는 법적·윤리적 공백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명 유지 치료 중단 결정이 완화의료 범위를 넘어 적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복음주의연맹은 코스타리카 전역 복음주의 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로, 이번 보고서에서 법안 구조와 윤리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락사 허용 가능성 논란… 생명 유지 치료 중단 기준 모호성 지적

보고서는 현재 법안 문구가 불명확해 안락사 또는 조력자살과 유사한 방식이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의 목적이 고통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환자가 원치 않는 압력을 받거나 충분한 보호 없이 생명 종료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연민(compassion)’을 이유로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복음주의연맹은 이러한 표현이 생명 유지 치료 중단이 완화의료 범위를 넘어 적용되는 상황에서도 법적 책임을 면할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법안이 치료 거부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과도하거나 부담이 큰 치료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의료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복음주의연맹은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삶의 질을 적용할 경우 생명 단축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 존중 원칙 강조… 완화의료 확대 필요성 제안

복음주의연맹은 신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건강 상태나 연령과 관계없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고통 자체가 생명을 종료하는 법적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생명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완화의료 접근성을 확대하고 통증 관리 치료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음주의연맹은 말기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적·영적 지원 프로그램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아울러 의료진이 양심에 따라 특정 의료 행위 참여를 거부할 권리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 복음주의연맹은 현재 논의 중인 존엄사 법안이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될 경우 예상치 못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생명 보호 원칙과 완화의료 확대 정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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