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인이 사형 가능성이 있는 판결을 앞두고 있어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기독교 법률단체 ADF 인터내셔널은 이번 사건이 조직적인 허위 신성모독 고발 문제와 종교적 소수자 보호 문제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인 이쉬티아크 살림은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는 34세 기독교인 환경미화원으로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는 2022년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이미지가 공유됐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무함마드 우마이르에 대한 심리가 계속되면서 최종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신성모독법 적용 사례 증가…허위 고발 및 조직적 악용 의혹 제기
파키스탄 연방수사국(FIA) 사이버범죄 부서는 살림의 휴대전화 소셜미디어 그룹에서 문제의 이미지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그를 체포했다. 당국은 파키스탄 형법 295-C조를 포함한 여러 조항을 적용해 사건을 기소했으며, 해당 조항은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 행위에 대해 사형을 의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살림과 가족은 해당 이미지가 자신이 제작하거나 게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부친 살림 마시흐는 해당 이미지가 다른 그룹 구성원이 게시한 뒤 자동으로 기기에 저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아들이 해당 게시물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ADF 인터내셔널은 사건을 담당한 검사와 이른바 ‘신성모독 비즈니스 그룹’ 간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건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조직은 허위 신성모독 혐의를 조작해 협박이나 금전 갈취에 이용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파키스탄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450건 이상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소수자 안전 우려 지속…신성모독법 인권 침해 비판 확대
국제 인권단체들은 신성모독법이 종교적 긴장을 높이고 폭력과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인권단체들은 근거가 불분명한 고발이나 개인적 갈등이 신성모독 사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재판 이전에 군중 폭력이나 보복 공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사회정의센터(Center for Social Justice)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파키스탄에서 344건의 신성모독 사건이 새롭게 기록됐다. 피고인의 종교별 비율은 무슬림이 약 70%로 가장 많았고, 기독교인 6%, 힌두교인 9%, 아마디야 공동체 14%로 나타났다.
같은 보고서는 1987년부터 2024년까지 최소 2,793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됐으며, 1994년 이후 최소 104명이 재판 외 폭력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25년 보고서에서 신성모독법이 개인적 분쟁 해결이나 재산 탈취 목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고발이 종교 소수자 공동체에 공포를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DF 인터내셔널은 검찰 측 증거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무죄 판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종교 자유 보호와 공정한 사법 절차 보장을 촉구하며 사건의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국가 순위 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