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선교 비행 중 무장 납치 사건… 총구 앞에서 복음 전한 선교사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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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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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인의지갑 구호 비행 중 발생한 항공기 납치 사건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피드몬트 트라이어드 국제공항(Piedmont Triad International Airport)의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 항공 대응 센터(Airlift Response Center) 밖에 새로 도입된 보잉 757 항공기가 서 있다. ©Courtesy of Samaritan's Purse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남수단에서 의료 구호 물자를 운송하던 선교 항공기가 무장 납치범에게 위협을 받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조종사가 복음을 전한 사건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선교사 조종사 짐 스트라이트(Jim Streit)는 최근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On the Ground with Samaritan’s Purse"에 출연해 2025년 12월 남수단에서 발생한 항공기 납치 사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스트라이트에 따르면 당시 비행은 사마리아인의지갑이 운영하는 이동 의료팀에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인도주의 비행이었다. 비행기는 남수단 북동부의 외딴 지역 마이웃(Maiwut)에 있는 의료 시설로 향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도로 접근이 어렵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에 인도주의 단체들이 소형 항공기를 통해 의료 물자와 구호품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 중 나타난 밀입 승객과 무장 납치 위협

스트라이트는 당시 아프리카내륙선교회(Africa Inland Mission) 소속 선교사 조종사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수십 년간 항공 사역 경험을 갖고 사마리아인의지갑 구호 비행을 자주 수행해 왔다.

그는 동료 직원으로 소개된 벤(Ben)과 함께 비행 중이었으며 목적지까지 약 40분 정도가 남았을 때 갑자기 기체 뒤쪽에서 외침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잠시 후 이륙 전에 몰래 비행기에 올라탄 남성이 조종석으로 들어왔다. 그는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비행기를 인접 국가인 차드로 방향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스트라이트는 팟캐스트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 남자는 총을 들어 올려 탄창에 9mm 탄환 13발이 들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는 탄창을 장전하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린 채 총을 내 얼굴 바로 앞에 겨누었다. 그 남성은 점점 흥분한 상태였으며 자신뿐 아니라 조종사와 탑승자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총구 앞에서 전해진 복음과 성경 말씀

스트라이트는 "상황을 지연시키기 위해 비행 속도를 낮추고 공중에서 넓은 원을 그리며 시간을 벌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결국 연료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납치범이 속도 변화를 눈치채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의 계획은 남수단에 있는 인근 공항에 착륙해 보안 당국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납치범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전하며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셨다는 복음을 설명했다.

스트라이트는 "성경은 우리가 혈과 육을 상대하는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성령께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생각나게 하신다고 믿었다"며 "저는 납치범에게 그리스도께서 그의 죄를 위해 죽으셨으며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대화 중 스트라이트는 납치범에게 가족에 대해 물었고, 그 남성은 자신의 가족이 모두 죽었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마스크를 벗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긴박한 상황 속 진행된 구조 대응

CP는 비행기가 공중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와 미국에 있는 사마리아인의지갑 관계자들도 긴급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마리아인의지갑 아프리카 선교 항공 서비스 책임자인 매트 올슨(Matt Olson)은 12월 2일 새벽 전화를 통해 비행기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올슨은 스트라이트와 3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이자 멘토 관계였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절박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일이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간절하게 기도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마리아인의지갑 직원들은 임시 대응 센터를 마련하고 비상 대응 계획을 논의하며 스트라이트와 동료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 또 다른 사마리아인의지갑 항공기인 DC-3 비행기도 지원 가능성을 대비해 납치된 항공기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조정됐다.

남수단 와우 공항에 안전 착륙

스트라이트는 "납치범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해 조종석에서의 외부 통신을 최소화했다. 저는 조종석에서 잠시 기도한 후 납치범에게 비행기가 착륙하도록 허락하면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납치범은 잠시 후 총을 들어 아래쪽을 가리키며 착륙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목적지였던 마이웃에서 약 400마일 떨어진 남수단 도시 와우(Wau)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착륙 이후 남수단 국가안보국이 납치범을 체포했으며 탑승자 가운데 심각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은 용의자를 아비에이 행정구역(Abyei Administrative Area)에 거주하는 야시르 모하메드 유수프(Yasir Mohammed Yusuf)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비에이 지역은 남수단과 수단 사이에서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석유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당국은 "납치범은 이륙 전 항공기에 몰래 탑승했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납치범과 함께 드린 기도

사건이 마무리된 뒤 스트라이트와 벤은 군인들이 납치범을 통제한 상태에서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스트라이트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벤이 나에게 그를 위해 기도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래서 우리는 군인들이 주변에 서 있는 가운데 납치범 옆에 앉았고 벤이 그를 위해 구원의 기도를 드렸다"고 했다.

끝으로 스트라이트는 "이번 사건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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