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정답 자판기 아닌 ‘행정 비서’, 사역 본질은 사람 살리는 일”

대치순복음교회, ‘변하지 않으면 생존 없다’ 주제로 목회자·성도 대상 AI 활용 세미나 진행
대치순복음교회가 ‘변하지 않으면 생존 없다’를 주제로 교회 사역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을 다루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승연 기자

대치순복음교회가 ‘변하지 않으면 생존 없다’를 주제로 교회 사역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을 다루는 세미나를 열고 있다. 교회는 목회자와 교역자, 성도들을 대상으로 일정별 강의를 나눠 진행하며, AI 도구를 활용해 행정 업무를 줄이고 돌봄과 말씀 사역의 시간을 확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교회에 따르면 이번 세미나는 2월 13일과 20일에는 목회자 및 교역자를 대상으로, 2월 7일·21일·28일에는 성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사는 김선희 교수(순복음대학원대학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 겸임교수)가 맡았다. 13일 오후에는 교역자·목회자 대상 강연이 진행됐으며, AI를 ‘사역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역을 돕는 보조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주요 메시지로 제시됐다.

김선희 교수는 “AI는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아니라, 목회자가 더 중요한 사역에 집중하도록 시간을 돌려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최승연 기자

김 교수는 “AI는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아니라, 목회자가 더 중요한 사역에 집중하도록 시간을 돌려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을 배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결국 사람을 살리는 사역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연 초반 “많은 교회가 AI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학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곳은 많지 않다”며 “오늘 배움이 단지 기능 습득으로 끝나지 않고, 목회자의 돌봄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교역자들이 행정업무에 과도하게 시간을 쓰는 현실을 언급하며, AI가 이 시간을 줄여 신방과 상담, 기도와 말씀 연구 같은 본질적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AI를 맹목적으로 의존하면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확률에 근거해 답을 생성하기 때문에 틀린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할 수 있으며, 존재하지 않는 성경 구절이나 근거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는 정답 자판기가 아니며, 사용자에게는 지적·영적 분별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결과물은 반드시 검증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보완해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김 교수는 “AI를 제대로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의 차이는 ‘일을 시키는 방식’에서 난다”고 말했다. 한 번에 해야 할 일을 여러 번 반복시키거나,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지시하면 결과물도 흐릿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답이 선명해진다며, 단순히 “설교 요약해줘”가 아니라 “설교의 핵심을 바탕으로 내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행동 세 가지를 만들어줘”처럼 목적과 형식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I 대화의 기본 원칙으로 ‘역할 부여’와 ‘작업 명확화’를 강조했다. 예컨대 “너는 10년 차 교구 목사로서 성도 상담 경험이 풍부한 조력자”처럼 역할을 지정하면 AI가 답변의 톤과 내용 수준을 보다 적절히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결과물을 어떤 형식으로 받을지, 누구에게 전달할지(교회학교, 새가족, 장년, 실버 등)까지 지정하면 현장 적용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강연에서는 실제 도구 활용 시연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AI를 통해 개인의 ‘디지털 페르소나’를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자신의 강점, 약점, 사역 스타일, 목표 등을 입력하고, 그 결과로 별명이나 캐릭터를 생성해 교회학교나 교구 성도와의 소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접근을 소개했다. 그는 “목사·전도사도 이제는 하나의 이미지가 필요하다”며, 인물 중심의 딱딱한 소통을 넘어 ‘기억되는 캐릭터’를 만들면 관계 형성과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설교 영상을 활용해 AI로 설교 요약을 생성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영상 링크를 입력해 핵심 내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고, 특정 시간대(몇 분 몇 초)에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를 통해 “예전엔 설교를 다시 들으며 받아쓰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이제는 짧은 시간에 초안을 확보하고 목회자가 핵심을 다듬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약된 설교 내용은 이미지로도 전환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김 교수는 설교 핵심 포인트를 한눈에 보이도록 시각화해 카카오톡이나 단체방으로 공유하는 활용을 언급하며, “바쁜 성도에게는 긴 글보다 이미지 한 장이 메시지를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구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글씨 오류나 의미 왜곡이 생길 수 있어, 최종 확인과 수정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소그룹 사역과 관련해서는 ‘나눔지 구성’을 AI로 자동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소그룹 나눔지에 아이스브레이크, 말씀 나눔, 중보기도, 생활 과제 같은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하며, 설교 요약을 바탕으로 이 네 가지 항목이 포함된 나눔지를 생성하도록 AI에 요청하는 방식의 시연을 진행했다. 그는 “그냥 ‘나눔지 만들어줘’가 아니라, 나눔지 안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 사용자가 알고 요청해야 결과물이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 짧게”, “더 재미있게”, “7살 수준 언어로”, “비신자도 이해할 쉬운 단어로”처럼 반복 수정 지시를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은 설교 콘텐츠를 PPT로 변환하는 실습으로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설교 핵심을 슬라이드 구성으로 자동 정리해 주는 기능을 소개하며, 교육 자료나 설교 보조 자료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도 “도구가 표나 도식으로 만들어낸 구조가 교회 현장에 적합한지 검토해야 한다”며, 목회자의 판단과 편집이 최종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AI 활용의 범위를 ‘행정’에서 ‘돌봄’으로 확장하는 사례도 제시했다. 예컨대 정년퇴직으로 우울감을 겪는 성도에게 보낼 위로 메시지를 AI로 초안 작성하고, 성경 구절을 포함한 짧은 메시지로 다듬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는 “글을 대신 써달라는 게 아니라, 목회자가 더 따뜻하고 빠르게 다가가기 위한 초안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손글씨 카드처럼 보이는 이미지로 변환하는 방식도 소개하며, 전달 방식까지 고민하면 목회적 체감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음악 생성 도구를 활용해 로고송이나 찬양 스타일의 곡을 만드는 방식도 다뤄졌다. 김 교수는 “음악은 언어가 달라도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며, 교구 행사나 교회학교 프로그램, 전도 콘텐츠 등에서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세대별 특성이 다르므로, 청년층에는 직관적이고 짧은 후크 중심 콘텐츠가, 실버층에는 큰 글씨와 명확한 메시지, 익숙한 리듬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AI를 통해 확보한 시간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은 AI에게 맡기고, 목회자와 교역자는 기도와 말씀, 관계와 돌봄이라는 본질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는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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