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 쿠팡 조사,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은

전 백악관 NSC 당국자 “쿠팡 사안, 무역·관세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한국에 상당한 위험”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10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CSIS 유튜브 캡쳐

미국 하원이 쿠팡과 관련한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이 사안이 한국 정부는 물론 한미 관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 내에서 제기됐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당국자는 이번 조사가 단순한 기업 분쟁을 넘어 미 의회와 행정부, 나아가 무역·관세 문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며, 그 파장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미 의회의 쿠팡 조사, 한국에 ‘상당한 위험’ 경고

애덤 패러 전 백악관 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10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의회에서 예정된 이번 청문회는 한국에 많은 위험을 제기한다”며 “사안이 보다 광범위하게 확대될 수 있고, 의회가 직접 개입하는 국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팡 조사가 특정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미 의회의 공식 절차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 자체가 한국 정부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러 전 보좌관은 이러한 조사 국면이 자칫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문제는 단순히 기업 규제 논란에 그치지 않고, 미 의회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제도를 문제 삼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안의 성격은 빠르게 외교·통상 이슈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관세 압박으로 확산 가능성

패러 전 보좌관은 특히 쿠팡 문제가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이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합의를 교란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이끌 수 있다”며 “대통령은 무역합의가 신속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에 대해 관세를 25% 수준으로 원상 복구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팡 문제가 더해질 경우, 한국을 향한 통상 압박 기조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러 전 보좌관은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이 감내해야 할 경제적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원 법사위 소환장…쿠팡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5일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소환장을 보내, 한국 정부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받았는지 여부와 관련한 증언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와의 소통 기록 전반에 대한 제출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쿠팡 미국 본사는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오는 23일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증언 절차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언 결과에 따라 미 의회의 논의 방향과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본사·한국 수익’ 구조가 만든 복합적 역학관계

패러 전 보좌관은 이번 사안이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으로 쿠팡의 독특한 사업 구조를 꼽았다. 그는 “기업 불공정 이슈는 과거에도 한미 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쿠팡 사건은 이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쿠팡은 거의 모든 수익을 한국에서 창출하고 있음에도 본사는 미국에 두고 있어, 양국에서 인식되고 평가되는 방식에 복잡한 역학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는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어느 한쪽의 국내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고, 양국 모두에서 정치·경제적 의미를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규제 논란과 맞물린 지정학적 쟁점화

이번 논란은 쿠팡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이 디지털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대우해 왔다는 미국 내 인식과도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패러 전 보좌관은 망 사용료 논쟁, 앱스토어 정책, 구글 지도 서비스 관련 규제 등을 언급하며, 지난 수년간 누적돼 온 불만이 이번 쿠팡 사안을 계기로 표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두고 “쿠팡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기업 분쟁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 사이의 지정학적 쟁점으로 변모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무역이나 관세 분야에서 비용을 높이는 잠재적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 향후 전개에 촉각

패러 전 보좌관은 끝으로 이번 사안이 실제로 한미 관계의 구조적 훼손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할 변수가 많다고 전제했다. 다만 그는 “의회 조사와 행정부의 정책 결정이 맞물릴 경우, 한국이 감당해야 할 외교·경제적 위험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쿠팡 조사 문제를 둘러싼 미 의회의 움직임이 향후 한미 무역 관계와 동맹 구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쿠팡 #미국하원 #기독일보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