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구원파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합창단장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1부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교회 합창단장 A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합창단원 B씨는 징역 22년, 교회 신도 C씨는 징역 25년이 각각 확정됐다. 피해자의 친모 D씨 역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4년6개월, B씨에게 징역 4년, C씨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하고, 친모 D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뒤집히며 형량이 대폭 상향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피고인들의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결박하고 장기간 감금한 행위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고, 피고인들이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학대를 지속한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B씨와 C씨가 피해자를 학대해 건강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학대를 중단시키기는커녕 이를 지시하거나 독려했다”며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만큼 아동학대살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회 관계자인 피고인 3명에 대해 “피해자를 외부와 철저히 차단한 채 약 3개월간 감금하고 반복적인 학대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중대한 반사회적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들은 범행 이후 진술을 맞추거나 은폐를 시도했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거나 학대 행위를 합리화했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죄책감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친모 D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보호자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보호와 치료 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와 유기를 반복해 결국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교단 설립자의 딸로, B씨 등과 공모해 2024년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고교생 E양을 감금한 채 팔다리를 결박하고 반복적으로 학대했다. 피해자는 점차 거동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 D씨는 같은 해 2월 A씨의 제안에 따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했던 딸을 병원이 아닌 해당 교회 합창단 숙소로 보내고, 사망에 이를 때까지 기본적인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하도록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E양은 2024년 5월 15일 오후 교회에서 식사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지 약 4시간 만에 숨졌다. 당시 피해자의 온몸에는 다수의 멍이 있었고, 두 손목에서는 결박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들은 항소심 선고 이후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