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비례대표 ‘정당지지율 3% 봉쇄조항’ 위헌… 소수정당 원내 진입 길 열려

헌법재판관 7대2 판단… “군소정당 배제는 평등권 침해, 정치적 다양성 훼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적용돼 온 공직선거법상 ‘정당지지율 3% 봉쇄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당 득표율이 3%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이 열리게 됐다.

헌재는 29일 노동당·미래당·진보당·녹색당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중 7명의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선거권과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문제 된 조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해 왔다.

헌재는 최저 득표율 요건과 함께 ‘지역구 5석 이상 확보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는 규정도 동시에 위헌으로 판단했다. 일부 조항만 무효화할 경우 오히려 더 높은 진입 장벽이 남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3% 봉쇄조항은 의회의 안정성 확보보다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를 강화하고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해 왔다”고 밝혔다.

헌재는 봉쇄조항이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한다고도 판단했다. 헌재는 “저지조항은 유권자로 하여금 원내 진입이 어렵다고 예상되는 소수정당에 대한 투표를 기피하게 만든다”며 “이는 정치 과정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저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2020년 4·15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미달로 원내 진입에 실패한 소수 정당들과, 2024년 총선에서 극소수 득표에 그친 정당 관계자들이 제기한 사건을 병합해 판단한 것이다.

반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내고 “극소수 지지를 받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할 경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며 봉쇄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을 둘러싼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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