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3세다. 민주평통에 따르면 고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지난 22일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했으며, 현지 공식 일정을 수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건강 상태가 악화돼 끝내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베트남 도착 다음 날인 23일 아침부터 몸에 이상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체류 중 컨디션 저하를 인지한 뒤 즉시 긴급 귀국 절차를 진행했으나, 공항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곧바로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고인은 호치민 탐안(Tam Ahn)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고, 의료진은 심근경색 진단을 내렸다.
현지 의료진은 즉각적인 응급 조치와 함께 스텐트 시술 등 가능한 모든 치료를 시행했다. 그러나 고인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민주평통은 고인이 현지 시각으로 25일 오후 2시 48분 숨을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다. 민주평통 측은 “현지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회복하지 못했다”며 “현재 유가족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 국내 운구와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수석부의장은 한국 정치사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7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섰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아 여당을 이끌었다. 오랜 의정 경험과 정책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정치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돼,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정책 전반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해외 지역 자문위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민주평통의 국제적 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해 왔으며, 이번 베트남 방문 역시 아태지역 자문회의 운영과 관련된 공식 일정의 일환이었다.
정치권과 통일·외교 분야 인사들 사이에서는 고인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한국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중진 정치인의 서거라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은 물론 민주평통 내부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