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단 성직자 ‘만남중창단’, 노래로 쌓은 3년… 종교 화합의 현장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성직자 중창… 공연 넘어 평화의 메시지 확산
지난 2025년 12월 22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향린교회에서 열린 4대 종교 성직자 중창단인 '만남중창단' 창단 3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 현장의 모습. ©만남중창단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원불교 성직자 네 명이 노래로 인연을 맺은 지 3년이 됐다. 김진 목사와 하성용 신부, 성진 스님, 박세웅 교무로 구성된 ‘만남중창단’은 토크 콘서트와 국내외 공연을 통해 종교 간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서로 다른 신앙의 길을 걷는 성직자들이 한 무대에 함께 서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낯설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노래하며 만나보자”… 소박한 제안에서 출발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 ©뉴시스

 

 

김진 목사는 지난 16일 원불교 소태산기념관에서 열린 자리에서 지난 3년의 활동을 돌아보며 중창단의 시작을 회상했다. 그는 말로만 대화하는 대신 노래를 매개로 보다 즐겁게 만나보자는 마음에서 출발했을 뿐,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웠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많은 이들이 이 취지에 공감하며 함께해 준 덕분에 활동이 이어질 수 있었다며, 3년이 지난 지금도 이 여정이 여전히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찰·성당·교당 넘어 교회까지… 공간이 지닌 상징성

만남중창단은 해마다 국내외를 오가며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매년 한 차례는 감사의 의미를 담아 창단 기념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열린 3주년 토크 콘서트는 처음으로 개신교 교회에서 개최돼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무대는 서울 향린교회였다.

김 목사는 그동안 사찰과 교당, 성당에서는 공연했지만 교회에서는 처음이었다며, 십자가 아래에서 스님과 교무가 함께 노래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자체가 상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간을 내어준 향린교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함께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요양원 공연… 위로가 오간 교감의 순간

김 목사가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으로 꼽은 무대는 2024년 우즈베키스탄 ‘아리랑 요양원’에서 열린 공연이었다. 고려인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요양원에서 ‘고향의 봄’을 부르자,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던 한 어르신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손을 흔들던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창단은 공연에 그치지 않고 식판과 생필품을 준비해 함께 나눴다. 김 목사는 위로하러 간 자리였지만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고 돌아왔다며, 말로만 이야기하던 교감의 의미를 그날 비로소 실감했다고 전했다.

◈해외 무대에서도 이어진 공감… “평화의 가능성 제시”

해외 무대에서도 반응은 이어졌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종교 시민대회’ 사전 행사에서는 외국인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공연을 지켜봤다. ‘You Raise Me Up’을 함께 부르는 네 성직자의 모습은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평화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자들과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만남중창단을 종교 간 대화의 ‘구현된 모델’로 바라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2027년 유엔 본부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시민대회 무대에 대한 제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 주례·해외 일정까지… 활동 영역 확대

오는 18일에는 만남중창단이 합동 주례와 축가를 맡는 결혼식도 예정돼 있다. 네 종단 성직자가 각각 짧은 축복의 말을 전하는 방식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지닌 하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간다는 평가다.

올해 만남중창단은 8월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시민 종교대회와 이탈리아 아씨시에서 열리는 ‘평화의 기도’ 모임 등 해외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성직자 네 명이 함께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새로운 시도도 준비 중이다.

◈“공연이 아닌 수행”… 다름이 평화가 되는 순간

김 목사는 만남중창단의 활동을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수행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같은 노래라도 성직자들이 부르면 성가가 되고, 법어가 되며, 설교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활동이 예술이나 오락을 넘어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활동을 거듭할수록 에너지가 소진되기보다 오히려 더 깊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사람들이 이들의 모습을 통해 서로 다른 종교와 생각, 삶의 방식이 갈등의 이유가 아니라 평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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