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교회 시대의 가족 종교화와 그 전망

[신간]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도서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한국 사회가 본격적인 탈교회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신앙의 계승은 점점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신앙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된 현실 속에서, 과연 그 신앙은 다음 세대에게 축복이 되고 있을까, 아니면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로 작용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 책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교회탐구센터와 IVP가 함께 펴내는 무크지 「교회탐구포럼」 13호로, 가족 안에서 계승되는 신앙의 명암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특히 ‘가족 종교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탈교회 시대 한국 교회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와 그 안에 담긴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낸다.

최근 여러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신앙은 점점 가족 중심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제공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신앙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가족 정체성’으로 고착될 위험도 안고 있다. 전도를 통한 새로운 유입이 줄어들 경우, 한국 교회가 폐쇄적인 집단으로 축소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족 내 신앙 계승의 실태를 면밀히 분석한다. 교회탐구센터는 만 19세에서 59세 사이의 개신교 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가족의 종교 ▲부모의 신앙 태도 ▲자녀의 신앙 형성 ▲가정 내 신앙 활동 ▲교회의 역할 등 일곱 가지 항목으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부모의 신앙이 어떤 방식으로 자녀에게 전달되고, 또 어떤 지점에서 단절되거나 왜곡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현상 분석에 머물지 않는다. 가족 종교화가 지닌 긍정적 패턴과 부정적 패턴을 구분하며, 성경과 현실 속 사례를 통해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성찰한다. 더 나아가 개인주의, 선교적 가정, 공공신학이라는 관점에서 가족 중심 신앙이 사회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망한다. 가족을 신앙의 보호막으로만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열린 공동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특히 예수께서 혈연 가족을 넘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들’을 새로운 가족으로 선언하신 장면을 통해, 기독교 신앙이 본래 지닌 반(反)혈연적·공동체적 성격을 환기시키는 대목은 오늘의 교회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사적 신앙에 머무르지 않고 공적 복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청 역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춘다.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는 신앙 전수에 대한 쉬운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그리스도인 부모와 교회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들을 남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교회는 가족이라는 경계를 넘어 어떤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가. 탈교회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교회에 이 책은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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